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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GO]윤식당 닮은 '온(ON)식당'…실컷 즐겨도 7천원

  • 2018.08.31(금) 16:04

KT, 로밍요금제 마케팅 겸한 팝업식당 오픈
젊은층에 인기…초당 1.98원 이용료 '저렴'

'워치 Go'는 비즈니스워치 기자들이 취재 현장 외 색다르고 흥미로운 곳을 방문해 깨알 정보를 살뜰하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KT가 국제 전화 서비스 로밍ON 마케팅 차원에서 연 팝업스토어 온(ON)식당입니다. 온식당은 요금 부담을 줄인 로밍ON 과금 구조를 그대로 적용, 1초당 1.98원의 낮은 가격에 식사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편집자]

 

 

올초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비용을 정산하다가 국제 전화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현지 취재원을 만나기 전 짧게 통화했는데 1만6000원, 한국에서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은 것뿐인데 6000원…정말이지 숨만 쉬어도 돈이 줄줄 나갔더군요.

 

저처럼 방심하고 국제 전화를 썼다간 요금 폭탄을 맞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낯선 타지에서 국제 전화를 아예 안 쓰기도 어려운데요. 국제 전화를 쓸지 말지 속만 태우다간 현지 방문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도 있겠지요.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KT가 지난 5월 국내 통화와 같은 과금 구조를 적용해 요금을 낮춘 국제 전화 서비스 로밍ON을 내놓은 것인데요. 기존엔 국제 전화 1분당 200~2500원을 부과했으나 로밍ON을 통해 국내와 동일하게 1초당 1.98원을 걷기로 했습니다. 미국 현지 발신 기준으로 1분에 약 1000원이던 요금이 약 120원으로 확 줄어든 셈입니다.

 

이 같은 요금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KT는 지난 28일 로밍ON의 과금 구조를 그대로 적용한 팝업스토어 온(ON)식당을 열었습니다. 온식당은 1초당 1.98원으로 이용시간 동안 디저트와 음식을 무제한으로 주는 뷔페입니다.

 

▲ 지난 30일 오후 방문한 KT의 로밍ON 마케팅을 위한 팝업스토어 온식당의 모습

 

지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 있는 온식당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독특한 옷과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들이 들어선 홍대 거리를 거닐다 보니 마치 해외 여행을 온 기분이었는데요. 골목 끝에 민트 색 지붕의 온식당이 보였습니다.

 

여유로운 분위기는 물론 식당 이름까지 윤여정, 박서준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tvN의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을 연상시켰는데요. 온식당에 들어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테라스에 앉아 있으니 금방이라도 박서준이 다가와 주문을 받을 것 같았습니다.

 

자리를 잡으니 민트 색 앞치마를 두른 직원이 와서 서비스를 안내했습니다. 온식당 메뉴 판에는 음식뿐 아니라 로밍ON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었는데요. 직원이 직접 메뉴 판을 들고 로밍ON 과금 구조를 알려줍니다. 방문자 입장에선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가기 직전이 아니면 좀처럼 관심을 갖지 않는 요금제 내용을 식사 도중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지요.

 

설명을 마치자 직원이 식탁 위에 스톱워치를 내려놓더니 "지금부터 1초당 1.98원이 부과되며 나갈 때 계산대에 스톱워치를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스톱워치에 기록된 총 이용시간만큼 금액을 부과한다는 게 직원의 설명입니다.

 

처음 보는 이용방식에 얼떨떨했지만 뷔페를 이용하기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낮 시간대(오전 11시~오후 4시)엔 케이크와 빵, 아이스크림, 과일 등 디저트를 서비스하고 있었는데요.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로밍ON 서비스 국가의 대표 요리를 선보여 더욱 반응이 뜨겁다고 합니다.

 

온식당을 준비한 대행사 플랜웍스엔터프라이즈 어진선 PD는 "어제(29일)는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저녁 영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대기표를 받아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 사람들이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온식당을 방문해 빗속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어진선 플랜웍스엔터프라이즈 PD 제공]

 

이곳에서 일하는 조한솔씨는 "젊은 사람들은 가격이 싸다는 것만으로도 들떠 하는 분위기”라며 “대학교 근처인 만큼 젊은층이 많이 온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방문자 대다수는 젊은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은 해외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으면서도 정작 국제 전화 이용법은 잘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온식당을 통해 국제 전화를 낮은 가격에 쓰는 법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홍익대 학생인 이정현씨는 "해외 여행을 갈 때 국제 전화를 아예 안 썼는데 온식당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접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 이지원씨도 "직원이 로밍ON에 대해 설명해줘 평소 관심 없던 내용인데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젊은 직장인들도 온식당을 찾았는데요. 근처 마케팅회사에 다니는 김래지씨는 "예전만 해도 국제 전화는 받을 생각도 못했다"면서 "로밍ON 출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온 양혜림씨는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는 행사"라며 "행사를 위한 건물 임대에도 상당한 비용을 썼을 것"이라며 마케팅 종사자의 눈으로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 온식당은 식사를 하기 전 스톱워치를 주고 기록된 이용시간 만큼 금액을 부과한다.

 

식당 곳곳에도 젊은 세대를 염두에 둔 듯한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물 떠오는 건 남자가, 혼자 왔으면 셀프', '트와이스가 와도 휴일엔 쉽니다' 등 발칙한 문구가 적힌 팻말이 식탁마다 있었습니다.

 

청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엠브로, 슈기 등 유튜브 먹방(먹는 방송) 진행자들의 방송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 돼 있었습니다. 온식당 영업 첫날엔 KT 홍보모델인 박서준 팬 사인회를 열었고 다음 달 16일엔 마마무 화사 팬 미팅 행사도 진행한다고 하네요.

 

디저트를 먹고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1시간 정도 흘렀는데요. 스톱워치를 내고 계산하자 7000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컷 먹었는데도 얼마 나오지 않아 지갑을 꺼내는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해외에서 로밍ON을 이용해 국제 전화를 하고 나면 이런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온식당은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문을 엽니다. 자세한 정보는 관련 홈페이지(http://onkitchen.kr)에서 볼 수 있는데요. 윤식당에 온 듯한 기분을 내면서도 로밍ON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온식당은 꽤 재미 있는 가게니 한 번쯤 들러봐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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