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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슬기로운 해외 로밍 생활

  • 2018.06.07(목) 17:54

이통3사 경쟁적으로 로밍요금제 개편
분→초단위 과금, 무제한 데이터 '눈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해외 로밍 요금제를 손보고 있습니다. 통화 과금 체계를 개편하거나 데이터 용량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로밍 요금제는 인터넷 등에서 빌릴 수 있는 와이파이 라우터(포켓와이파이), 현지 유심(USIM)칩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최근엔 이통사들이 가계통신비 인하 취지로 요금 개편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어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앞두고 있다면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가 어떤 혜택을 주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최대 이통사인 SK텔레콤은 올 1월부터 중국과 일본 여행자 대상의 'T로밍 한중일패스'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확대했습니다. T로밍 한중일패스는 국내 출국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과 일본을 방문한다는 점에 착안, 5일간 2만5000원으로 제공했던 지역 특화 요금제인데요.

 

제공하는 데이터 용량을 1기가바이트(GB)에서 2GB로 확대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미주와 유럽 여행자를 위해 맞춤형 요금제를 추가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공항에서 ‘자동안심 T로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올 1월과 3월 두차례에 걸쳐 로밍 요금제를 크게 개편했는데요. 1월에는 태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23개국 대상 'T로밍 아시아패스'란 또 다른 지역특화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만 18~29세 고객만 가입 가능한 20대 전용 프로모션 요금제(5일간 3GB 2만5000원)도 오는 7월25일까지 제공하고 있고요. 5일 미만 짧은 여행을 위한 'T로밍 원패스' 요금은 데이터 용량을 두배로 확대했습니다.  
 
3월에는 해외에서 매일 3분씩 무료로 음성통화(수·발신, 음성·영상·HD 보이스 포함)를 할 수 있도록 요금제를 전면적으로 손봤습니다. SK텔레콤은 해외 이용자의 80%가 매일 음성 로밍을 3분씩 이용하고 있어 고객이 체감하는 실질적 혜택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분당 과금하던 음성 로밍 요금을 초당으로 전환했습니다. 기존에는 음성통화를 1분30초 사용하면 2분(120초) 분량의 요금을 내야했으나 앞으로는 90초 사용분만큼 내면 된다는 것입니다. 데이터 로밍 요금도 1MB당 4506원(패킷당 2.2원)에서 563원(패킷당 0.275원)으로 87.5% 인하했습니다. 
 

 

KT도 데이터 및 음성 로밍 요금제를 손봤습니다. 작년 말에 최대 3명까지 데이터 공유가 가능한 로밍 요금제를 내놓았는데요. 아시아에선 7일간 4GB 데이터를 5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KT 가입자 3명이 함께 아시아 여행을 간다면 한명이 이 요금제를 가입해 다른 2명과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와이파이 라우터와 달리 공간 제한이 없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KT는 지난달 말에 요금제를 대대적으로 개편, 해외서도 국내와 똑같은 음성통화료(초당 1.98원)를 적용했습니다. 국가마다 음성통화 요금이 제각각이나 국내와 동일하게 맞추겠다는 방침입니다.

 

우선 미국과 중국, 일본 3개국만 적용하고 지역을 점차 확대키로 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현지 및 국내로 통화할 때 10분에 5500원~2만5000원 가량을 내야했으나 앞으로는 1200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최대 95% 저렴해졌습니다.
 
KT 역시 분에서 초단위로 음성 과금 체계를 바꿨으며, 여름 휴가철(6월~8월) 기간 동안 200kbps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데이터로밍 하루종일톡' 요금을 7700원에서 330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데이터ONㆍ로밍ON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모델들이 데이터ON, 로밍ON 요금 출시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주로 음성 혜택을 강화한 반면에 LG유플러스는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2월에 데이터 용량을 늘리고 요금은 낮춘 '맘편한 데이터팩'을 내놓았는데요.

 

예를 들어 3일동안 1.5GB를 제공하는 2만4200원 상품을 1일 단위로 환산하면 기존보다 데이터 용량은 2~5배 확대됐고 가격은 27~73% 저렴해졌다고 합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에 국내 처음으로 데이터 속도·용량 무제한 요금을 내놓았습니다. 이 상품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 37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으로 데이터 용량은 물론 속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 사람이 이 로밍제를 가입하고 테더링(데이터 함께 쓰기)를 한다면 가족이나 친구 등 동행자들도 LTE 속도(일부 국가에는 현지 사정상 3G만 지원)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4인 가족 여행 기준으로 기존 로밍보다 하루에 3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동행자 가운데 한 명만 이 요금제를 신청하면 테더링으로 나머지 3명이 데이터를 펑펑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론상 테더링은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기 때문에 4명 이상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입자가 걸어다니는 와이파이 공유기가 되는 것입니다.

 

해외 로밍은 잘못하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여행객들이 꺼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엔 음성통화보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보이스톡(인터넷전화)을 많이 이용하고 스마트폰으로 지도나 검색 사용도 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로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호텔이나 공항, 음식점에 마련한 무료 와이파이존을 찾는다거나 저렴한 포켓 와이파이, 현지 유심칩을 활용하는 스마트한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8일 국내 최초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28일(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통사들도 달라지는 이용 환경에 발맞춰 요금제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는 3사의 해외로밍 매출이 최근 4년간 총 3300억원에 머물고 있는데다 국내 통화와 데이터 사용량 역시 제자리 걸음 수준이라 로밍을 통한 매출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로밍을 포함한 통신요금 인하 요구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작년 10월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통신사 로밍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한국의 로밍 요금이 중국보다 3배 이상 비싸다며 폭리라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결과적으로 이통사들이 떠밀리다시피 로밍 요금제를 개편하긴 했으나 과거에 비해 데이터 제공량이 확대되고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요금을 깎은게 아니라 혜택을 늘리는 방식이며 현지 유심칩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최근의 로밍제 경쟁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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