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고객이라면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여행지인 괌·사이판에 갈 때 로밍 요금 걱정이 줄어든다. 현지서도 국내 요금 수준으로 데이터와 음성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상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 3사 가운데 처음이다. 현지에서 데이터와 문자만 사용한다면 별도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SK텔레콤은 고객 가치혁신으로 괌·사이판 전용 통신 상품인 ‘T괌·사이판패스’를 오는 19일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상품은 해외서도 국내 요금 수준으로 데이터와 음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T플랜 ‘라지’ 요금제에 가입해 월 기본 제공량 100기가바이트(GB)를 사용하고 있다면 괌·사이판에서도 100GB를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별도의 데이터 로밍 상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SK텔레콤은 우선 19일 추석 연휴부터 12월말까지 괌·사이판에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프로모션으로 매일 데이터 1GB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400K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별도 가입절차 없이 괌·사이판을 방문해도 자동 적용된다.
아울러 프로모션이 종료되는 12월말 이후부터 국내에서 이용 중인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괌·사이판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제공량을 소진해도 400Kbps 속도로 추가요금 없이 이용 가능하다.
SK텔레콤은 괌·사이판 현지 통신 품질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와 괌·사이판의 트래픽 규모와 주파수 보유 현황 등이 달라 동등 비교가 어렵지만 국내 통신 환경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괌·사이판의 통신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지만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데이터 품질의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데이터 로밍 사용량은 매년 평균 50%씩 증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 쓰던 데이터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혜택이 적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가족공유와 선물하기, 리필하기 등을 통해 타인에게 받은 데이터는 SK텔레콤 전산 구축이 완료되는 내년 초부터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괌·사이판에서는 19일부터 음성, 문자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음성통화는 매일 3분간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 국내 요율(초당 1.98원)이 적용된다. SMS·MMS 문자는 무료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통신비 부담 경감 외에도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현지 맛집과 관광지, 쇼핑몰에서 T멤버십 할인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4월 멤버십 개편으로 모든 멤버십 등급에 연간할인한도가 폐지돼 해외에서도 무제한으로 할인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괌·사이판 이통사 IT&E에 약 3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오르기도 했다. IT&E는 사이판 무선통신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이며, 괌·사이판 전체 기준으로는 경쟁사인 도코모퍼시픽, GTA와 대등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들은 로밍 요금이 현지 유심카드나 포켓 와이파이 등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통 이통사들은 하루 1만원으로 100MB 정도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로밍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유심 카드나 포켓 와이파이는 같은 가격으로 1GB 정도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10월에 열린 국정감사에선 이통사의 로밍 요금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오갔다. 가격을 현실적으로 낮추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조정해 달라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통사들은 로밍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계통신비 부담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에 해외에서 매일 3분씩 무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도록 요금제를 전면적으로 손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괌 사이판 요금제 개편에 이어 조만간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성원 SK텔레콤 MNO사업부장(사장)은 “괌·사이판 방문 고객이 국내 요금 수준으로 데이터, 음성 로밍을 이용하고 다양한 멤버십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기존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며, “SK텔레콤 고객이 남다른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