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기업들의 내부통제, 이사회 구성, 주주 소통 등 경영 투명성을 평가하는 지배구조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들은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가장 높은 게임사는 엔씨소프트와 NHN, 가장 낮은 곳은 시프트업이었다.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제도는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 5000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들의 지배구조 관련 핵심지표들의 준수 여부를 공개해 자율적으로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핵심지표로는 전자·집중투표제 실시 여부, 주주총회·배당 등 주주 통지 여부, 내부통제정책 여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여부 등이 포함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핵심지표 준수율이 80%에 달했다. 주주총회 4주전에 소집공고를 냈고 전자투표 실시, 배당 예측가능성을 제공했으며, 내부통제정책과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하는 등 경영투명성이 높았다.
NHN도 준수율이 80%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 게임사 중 크래프톤과 함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또 독립적인 내부감사조직을 설치하고 배당정책을 주주에게 통지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7월 상장한 시프트업은 핵심지표 준수율이 33.3%에 그쳤다.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를 지키지 않았고 배당정책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지 않았다. 또 내부통제정책과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도 없었다.
크래프톤과 넷마블, 더블유게임즈 등은 준수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현금 배당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해 준수율이 재2023년 66.7%에서 지난해 73.3%로 상승했다.
넷마블은 내부 감사 관련 지표 준수율을 높았지만 전자투표 미실시, 배당 예측 가능성 미제공 등으로 준수율이 지난해 60%로 전년 53.3% 대비 소폭 증가했다. 더블유게임즈는 배당 예측 가능성을 개선하는 등 주주 관련 지표를 잘 지켜 준수율이 전년 46.7%에서 지난해 60%로 올라갔다.
전반적으로 상장 게임사들은 주주 소통, 내부통제 강화 등 노력으로 경영 투명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게임사 모두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게임사들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대기업에 비해 높은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들이 사업과 회사 운영에 대한 지배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시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로,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후보도 이사가 될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배당 확대, 전자투표제 실시 등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