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게임사 지각변동…'NK' 2강 체제로

  • 2025.02.20(목) 06:00

연매출 4조 돌파 넥슨…2위로 도약한 크래프톤
'넷마블·NHN·엔씨' 3색 전략으로 재기 모색

넥슨과 크래프톤, 넷마블, NHN, 엔씨소프트 등 국내 5대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대체로 개선흐름을 보였다. 넥슨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크래프톤이 도약하면서 이른바 'NK' 시대를 열었다. 이들은 기존 주력 게임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꾸준히 찾으면서 위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전통의 강호' 넷마블과 NHN, 엔씨소프트도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며 실적 개선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양강 시대 열렸다

넥슨·크래프톤·넷마블·NHN·엔씨소프트 등 국내 빅5 게임사들의 지난해 연간 매출 합계는 13조41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 증가했다.

'맏형' 넥슨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4조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 감소한 1조11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등 대표 게임 3종 매출이 전년대비 53% 성장했는데, 미래를 위한 인건비 투자와 성과에 따른 대규모 인센티브 지급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새로운 2인자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2조7098억원으로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4% 늘어난 1조1825억원에 달했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가 중국과 인도 등 주력 시장에서 선전하면서다. 배틀그라운드 PC·콘솔은 지난해 최대 동시접속자 89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넷마블은 매출이 전년대비 6% 증가한 2조6638억원,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년간 이어진 적자를 극복하고 턴어라운드(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캐주얼 게임과 RPG(롤플레잉게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빛을 발하며 견조한 실적을 만들었다.

NHN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2조456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티메프 사태' 영향으로 연간 영업손실 3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다만 게임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 증가한 4462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웹보드게임과 일본 모바일게임의 선전 덕이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1조57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영업손익에서 1092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장 후 첫 적자다. 전사 구조 개선에 따른 퇴직 위로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 발생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신작 관련 마케팅비 증가 영향이 컸다.

"새벽 오기 전 가장 어둡다"

조(兆)원 단위의 영업이익을 낸 넥슨과 크래프톤을 중심으로 새로운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다른 게임사들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게임업계 3강을 의미했던 기존의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체제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우선 넷마블은 다작으로 승부를 건다. 올 상반기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킹 오브 파이터 AFK'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일곱 개의 대죄: Origin', 'The RED: 피의 계승자', '몬길: STAR DIVE', '프로젝트 SOL', '나 혼자만 레벨업:ARISE(스팀)'까지 총 9종의 신작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올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가운데 특정 게임만 기대작은 아니고, 모든 게임에 집중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셜 카지노 게임 자회사 '스핀엑스' 관련 문제도 올해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 무형자산 손상 내역은 상당부분 스핀엑스와 연관된 것"이라며 "스핀엑스 손상이 올해까지 과거부터 3차례 이어졌는데, 향후 추가적인 대량 손상에 대한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게임의 경쟁력 강화로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고, 다양한의 장르 신규 IP 개발과 퍼블리싱(게임 유통),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모색할 방침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에 재도약을 위한 탄탄한 기반 설계를 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재도약이 시작될 것"이라며 "새벽이 오기 전에 가장 어두운 것처럼, 실적 측면에서 지금이 가장 어두운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또 "TL의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가 700만명을 넘어선 바 있는데, 아직도 상당한 수의 잠재 이용자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유저 경험을 주는 MMORPG가 나온다면 시장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기대작 '아이온2'의 경우 2분기부터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 뒤 연내 한국과 대만에 출시하고, 북미와 유럽 지역은 시차를 두고 내놓을 예정이다.

NHN은 올해 게임 사업 경쟁력 회복과 함께 주요 사업의 효율화 작업을 병행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게임 사업에서 NHN은 올해 총 6종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키스트데이즈'는 상반기 중 글로벌 론칭하고, '어비스디아'는 2분기 일본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우진 NHN 대표는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와 '콤파스' 등 NHN플레이아트의 레거시 게임들은 지속적으로 현재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규 게임은 최소 25% 정도 게임 매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주마가편' NK, 올해도 달린다  

양강구도를 만든 크래프톤은 올해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올해 매출 기대치를 숫자로 가이던스를 드리지 않고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면서도 "작년 PUBG IP(배그)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역시 두자릿수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크래프톤은 5년 내 전사 매출 7조원, 기업가치 2배를 달성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은 넷마블과 같은 다작 전략이 아니라 메가 IP 확보다. 앞으로 배그 IP 기반 매출이 전체의 60%, 나머지는 새로운 메가 IP에서 40%는 발생시킨다는 구상이다. 당장의 후보작은 '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2', '딩컴 투게더'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게임 회사의 기업가치는 무엇인가 고민해보았을 때, 다수의 작은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메가 IP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지난해 신작 개발에 투입된 자금은 1400억원 규모였는데, 앞으로 최대 연간 3000억원 규모의 개발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FC' 등 전체 매출의 74%를 차지하는 더욱 활성화하면서 다양한 신작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당장은 던파 IP 기반의 하드코어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내달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의 대표 IP를 활용한 마비노기 모바일도 같은달 출시한다. '바람의나라2'와 '야생의 땅: 듀랑고' IP를 재해석한 게임 '프로젝트 DX'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바이벌 슈터 신작 '아크 레이더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생존 탈출 게임 '낙원: LAST PARADISE' 등 신규 IP도 대기열에 입성했다. 넥슨은 대형 IP가 많은 까닭에 대부분 대기작이 묵직한데, 신규 IP를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기존 IP와 신규 IP로 선보일 새로운 게임으로 더 많은 유저에게 큰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넥슨은 올 1분기 예상 매출로 1조165억~1조1296억원을 제시했다. 예상 분기 영업이익은 2741억~3275억원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