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내놓은 가상현실(VR) 기기 ‘기가라이브TV(GiGA Live TV)'를 사용해보니 가벼운 착용감과 풍부한 볼거리가 차별화로 꼽을 만하다.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콘텐츠 품질이 기대 이상이다. 5세대(5G) 통신 서비스의 즐길거리로 손색이 없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기가라이브TV를 사용해봤다. 우선 착용감이 좋았다. 고글형의 기기를 머리에 착용했는데 무겁거나 답답하지 않았다. 착용하고 머리를 양옆으로 혹은 위아래로 움직여도 쏠리는 느낌이 없었다. 안경 착용자가 비교적 편하게 쓰고 벗을 수 있다.
기가라이브TV는 선이 없는 독립형 기기다. 스마트폰이나 PC 등 별도의 단말기와 연결할 필요 없다. 무선 기반이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홍대입구나 강남 등의 일반 VR방에선 기기가 선에 연결되어 있다보니 움직일 때 제약이 많았는데 무선은 확실히 편했다.
▲ 홍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모델들이 KT의 개인형 실감미디어 극장서비스 ‘기가라이브TV(GiGA Live TV)’를 시연하고 있다. |
배터리가 부착되어 있어 휴대하면서 아무 곳에서나 사용하면 될 것 같았다. 배터리 용량은 3500밀리암페어(mAh)로 동영상 시청시 연속 3시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스마트폰 테더링,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무선 통신을 연결할 수 있다.
생동감 있는 콘텐츠가 눈길을 끌었다. 기가라이브TV는 KT의 모바일 TV 서비스 '올레tv모바일'의 실시간 TV 등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드라마를 시청해봤다. 가상의 대화면 스크린이 네다섯 걸음 거리의 앞에 펼쳐지는데 시야에 가득찼다. 말 그대로 아이맥스급이다. 가상이긴 하지만 마치 극장에 혼자 앉아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스크린이 시야와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여서 몰입감이 높았다. 스크린이 너무 커서 느끼는 시각적 부담감이 덜했다. 전에 타사 VR 기기를 사용해봤을 때에는 스크린이 멀리 떨어져 있고 화면 크기가 작아 생동감이 약했는데 이와 비교됐다. KT도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기가라이브TV는 야한 콘텐츠를 시청할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했다. 콘텐츠 목록을 열어보면 멜로드라마나 영상화보, 공연,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일본에서 만든 10분~20분 분량의 야한 영상화보를 체험해봤는데 빠져들었다.
노출 수위가 높지 않았으나 눈앞에서 사람이 움직이는데다 화질까지 선명해 몰입도가 높았다. 시청하다보면 정면은 물론 좌우, 상하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콘텐츠가 등장해 혼을 쏙 빼놓는다. VR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 몰입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인물과 궁합이 잘 맞아보였다.
맛보기로 제공한 성인 콘텐츠가 이 정도인데 상용화하면 얼마나 '쎈' 콘텐츠가 등장할 지 궁금해질 정도다. 성인물이 VR 기기의 산업 성장을 이끌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KT는 내년 3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VR이나 증강현실 등 실감미디어 사업을 차근차근 추진해왔다. 도심형 VR 테마파크를 신촌과 건대점 등에 오픈하면서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기가라이브TV로 온라인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은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여 ‘GiGA Live TV’가 차세대 개인형 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실감미디어 시장을 적극적으로 선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