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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B2B커머스 17년 1위 '도매꾹' 비결은

  • 2019.03.18(월) 17:34

미세먼지 마스크 하루만에 1억 넘게 팔아
"B2B 사업 강화해 한국의 '알리바바'될 것"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려 17년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자가 있다. B2B 전문 도매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도매꾹'이다.

국내 온라인 도매 시장 트래픽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랭키닷컴 기준) 도매꾹은 2002년 무렵 사업을 시작해 현재 회원 수가 200만명에 달한다.

일반 소비자 대상 e커머스 사업자의 회원 수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라고 볼 수 있지만, 온·오프라인 상거래 사업자 위주로 가입자가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도매꾹은 총 500만개가 넘는 상품을 취급한다. 하루 단위로 보면 매일 4만개가 넘는 상품이 업데이트되고 80만개 상품이 거래되는 B2B(기업간 거래) 쇼핑 플랫폼으로 크고 있다.

취급 상품은 쇼핑 트렌드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최근 미세먼지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을 때는 개당 17원부터 시작하는 마스크를 하루에 1억원 넘게 판매한 '기록'도 남겼다.

B2B 배송 대행 서비스인 '도매매'를 내놓고 온·오프라인 쇼핑몰 사업자들과 상생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도매매는 오픈마켓이나 별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활동하는 사업자가 별도의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도 소비자 대상으로 각종 상품을 판매·배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델이다.

쉽게 말해 리본핀을 온라인에서 팔려고 할 때 리본핀을 사지 않고도 오픈마켓 등 쇼핑몰에 해당 상품을 등록해 팔고 배송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B2B 커머스 '도매꾹'의 웹사이트.

도매꾹과 도매매를 운영하는 '지앤지커머스'는 2017년부터 도매꾹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이같은 사업자 대상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면 고객사가 증가하는 것이므로 자사에도 이익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업은 경쟁자가 없을까. 현재까진 사실상 경쟁 사업자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들은 대부분 B2C(일반 소비자 대상) 사업이다. 이런 까닭에 힘 있는 사업자가 도매꾹과 같은 도매 사업을 하려면 마진율을 크게 낮춰야 경쟁이 가능하다.

아울러 장기간 서비스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어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앤지커머스의 모영일 대표와 하병록 혁신사업부 수석을 만나 기존 사업 성과에 대한 배경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이들은 "한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e커머스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매꾹을 서비스하는 지앤지커머스의 모영일 대표(오른쪽)와 하병록 혁신사업부 수석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17년이나 B2B 커머스에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가요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B2C 기업이 독점하던 오픈마켓 시장에서 유통인을 위한 도매 마켓을 저희가 처음 내놓은 게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동대문, 남대문 같은 도매 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겨왔다고 보면 되죠. 작년에 거래액 1500억원, 수수료 매출액은 1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대형 e커머스들도 이런 사업을 하고 싶어했을 것 같은데
▲대형 B2C 커머스들도 B2B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사업 정체성 탓에 잘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회사들은 B2C 커머스라는 인식이 이미 자리잡은 상태였어요. 같은 브랜드가 B2C와 B2B에서 서로 다른 가격 정책을 펴면 혼란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경쟁 사업자는 없나요
▲B2B 배송 대행과 전문셀러를 양성하는 곳들이 동종업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희 도매매는 전문셀러들이 오픈마켓에 보다 쉽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매매 상품 DB(데이터베이스)와 쇼핑몰 통합관리 솔루션 '샵플링'을 연동했습니다. 한번에 모든 오픈마켓에 상품 등록과 주문은 물론 클레임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죠. 쉽게 말해 사업자등록과 통신판매업 신고만 하면 즉시 쇼핑몰 창업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상품은 도매매에 있는 것을 팔면 되는 거고요. 재고 자체가 없으니 재고처리 관련 손해도 없습니다. 판매자들은 판매를 위한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되는 겁니다.

-가장 많이 취급하는 상품은 어떤 종류이며, 이유는 무엇인지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서 어떤 상품을 가장 많이 취급한다고 말하기 어려운데요. 휴대폰 액세서리나 생활잡화는 제조하는 곳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제조사보다 저렴하게 팔 수 있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도매 유통 특성상 보통은 한 시즌에 앞서 상품이 판매되는데요. BEP(손익분기점) 달성 등 이미 수익을 실현하면 재고를 원가 이하로 '땡처리'하는 경우가 나옵니다. 원가 이하로 팔아도 빨리 털고 다른 상품을 준비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죠. 판매자간에 가격 경쟁이 붙는 경우도 있어 정말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때가 있습니다.

-도매가로 판매하다보면 거래가 대규모로 이뤄지겠군요
▲최근에 최소 가격이 17원부터 형성된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가 하루만에 1억원어치 넘게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없어서 못파는 정도였죠.

-B2B 위주 사업은 도매가로 진행돼 마진율이 낮고 거래 수수료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개선할 계획은 있는지요
▲도매꾹의 마진율은 3~6.3%(부가가치세 별도) 정도입니다. 국내 오픈마켓 최저 수준이죠. 올해 초 다른 오픈마켓들이 수수료를 높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저희는 변함 없는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수수료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는 해봤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방안은 없습니다. 저희는 현재의 B2B 도매 시장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봅니다. 저희 매출 규모가 잠재 시장의 1%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가령, 저희 사이트에서 서로 연락처를 알게 돼 직거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도 발생하죠. 믿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서비스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면 훨씬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B2C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지요
▲다른 사이트와 차별화한 강점으로 B2B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

-그동안 위기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중국 진출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사드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투자자가 있다면 앞으로는 받을 생각이 있습니다.

-올해 사업 목표와 장기적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단기적으로 올해 거래액은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유통인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면서 도매꾹과 도매매를 세계의 모든 상품이 모이는 상품 DB로 구축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 알리바바와 같은 B2B 커머스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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