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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패션스토어' 노크한 이유는

  • 2019.07.15(월) 15:31

갤럭시M20, 무신사 통해 독점판매 나서
M(밀레니얼)Z세대 타깃 맞춤형 마케팅
텐화점 굿즈·팬파티 개최해 젊은층 공략

삼성전자와 무신사.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만났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의 단독 판매처로 무신사를 택했다. 그 배경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있다.

지난 8일부터 삼성전자는 무신사에서 '갤럭시 M20' 공식 출시에 앞서 사전 판매를 진행했다. 무신사는 회원의 80%가 10대와 20대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전문 온라인 스토어다. 입점 브랜드만 약 3000개에 달한다.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칼하트, 나이키 등 10~20대 젊은 층들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대다수다.

그간 스마트폰 유통은 이동통신3사와 전자제품 전문 매장,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삼성전자가 패션 온라인 스토어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닷컴,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에서 공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판매라는 방식을 선택한 점도 이례적이다. 스마트폰을 패션의 영역으로 집어넣는 과감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에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공략이 밑바탕에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1996년 출생 세대를 가리킨다. 현재 나이로는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월 평균 소득은 280만원 수준으로 현 시대 생산과 소비의 주축 세대로 떠올랐다.

Z세대는 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향후 10년 안에 주 소비층으로 자리 매김할 미래 잠재 고객층이다. 이 두 세대를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다고 해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세대라고 부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M20의 판매처로 무신사를 꼽은 것은 이들과와의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무신사가 젊은 층에게 파급력이 높은 패션 온라인 사이트인 만큼, 유행에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던 저가형 스마트폰을 보다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모바일 기기 수요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대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자사 글로벌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Z세대가 이끌 것"이라고 언급하며 Z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마케팅이 가능했던 것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적합한 제품 특성도 큰 몫을 했다. 갤럭시 M20은 온라인 전용 자급제 모델로만 판매되는 22만원대 저가폰이다. 올해 초 저가형 스마트폰이 주류인 인도 시장에서 출시 3분만에 매진되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제품이기도 하다.

갤럭시 M20와 티셔츠, 휴대폰 케이스, 무신사 쿠폰북으로 구성된 스페셜 패키지를 구매해도 24만90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출시된 샤오미 '홍미노트7'과 같은 가격으로 1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 부담이 적은 편이다. 스페셜 패키지에 포함된 제품들 역시 밀레니얼 세대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비바스튜디오, 키르시, 크리틱, 마크곤잘레스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했다.

기능 역시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에 최적화 돼 있다.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37시간 통화, 101시간 음악 감상 등 충전 걱정 없이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하다. 6.3형 대화면 인피니티-V 디스플레이로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통한 영상이나 게임을 보다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M20은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에 최적화된 기능을 갖춘 제품인 만큼 타깃 소비자들을 고려해 판매 경로를 다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10' 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텐화점(10貨店)' 굿즈와 '갤럭시 팬 파티'도 이와 같은 일환이다.

텐화점은 갤럭시 S10의 '10(텐)'과 '백화점'의 합성어로 갤럭시 S10의 기능이나 색상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물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숍이다.

삼성전자 측은 "감성을 충족시키면 지갑을 여는 '감성소비' 경향과 작은 일상의 상품에도 열광하고 수집까지 하는 '굿즈 문화'에 맞춰 텐화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소비 형태에 맞춰 이들의 입맛에 맞는 이벤트를 마련한 셈이다.

텐화점 굿즈 종류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했다. 아이스박스를 우유 박스 형태로 제작한 '밀크 쿨러'를 비롯해 ▲에코백 ▲텀블러 ▲메모지 ▲라면 ▲양말 ▲비누 등 갤럭시 S10을 포함해 총 10가지다. 굿즈는 모두 갤럭시 S10의 기능과 색상을 반영했다. 온라인서 유명세를 탄 '요괴라면'을 갤럭시 S10의 카나리 옐로, 프리즘화이트, 플라밍고 핑크 색상으로 탈바꿈하는 식이다.

제공 방식도 독특하다. 텐화점의 굿즈는 구매가 불가능하다. 갤럭시 S10을 구매해 SNS 이벤트에 참여한 이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또는 추첨으로 제공한다. 굿즈 5종을 모으면 추첨을 통해 총 10명에게 신제품 TV '더 세로'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사은품인 더 세로 역시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콘텐츠를 즐기는 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맞춰 TV를 세로로 돌아가도록 개발했다.

갤럭시 S10 출시 당시 진행한 팬 파티의 경우 팬 스페셜리스트(Fan Specialist)와의 협업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들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인기 뮤지션 지코가 총괄 디렉팅을 맡았으며 공간 디자이너 문승지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팬 파티 공간을 연출하고, 요리하는 연출가 이욱정 PD가 음식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가수 10cm는 갤럭시 10년을 맞아 갤럭시 팬의 스토리로 만든 음원을 최초로 공개했으며 크러쉬, 페노메코, 벤 등이 무대를 꾸몄다.

삼성전자는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뿐 아니라 갤럭시 A와 갤럭시 M 등 중저가 보급형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무신사와의 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향후 추가될 스마트폰 라인업에 색다른 마케팅이 더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종민 상무는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인베스터 포럼 2019'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선 시장 속도에 맞춰 태세를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니즈에 따라 과감한 실험과 변화를 시도하는 삼성전자의 색다른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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