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정치권을 상대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고충을 공식적으로 제기해 향후 게임업계에 탄력적 적용이 검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택진 대표는 8일 게임업계 현장시찰 차원에서 경기 성남시 판교 소재 엔씨소프트 사옥을 찾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52시간 근무제가 게임 업계 입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문제 측면에서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안민석 문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시찰은) 게임 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저희들이 해결하거나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찾고자 온 것"이라며 마이크를 넘기면서 이뤄졌다.
김 대표는 "게임 시장은 다양한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새로운 분야가 열린다고 하면 신제품이 6개월 내 몇가지 나온다"며 "우리나라는 지금의 생산성으로는 연내에도 안 될 정도로 뒤쳐졌다. 이것이 게임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지원을 해주면 큰힘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가 하드웨어의 총아인 것처럼 소프트웨어의 총아는 게임인데, 게임업계는 좀 더 나은 경쟁력으로 국가경제에 좀 더 이바지할 마음이 많다. 많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52시간제가 탄력적 운영이 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될 수 있길 바란다"며 "최근 질병코드 부여 등 게임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게임을 긍정적으로 산업적 측면으로 보면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의 매출액은 2017년 기준 약 13조원으로 2007년 약 5조원에서 연평균 9.8%씩 성장하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게임은 우리나라 전체 문화 콘텐츠 수출액의 67%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문체위 의원들의 이번 게임사 방문은 작년 국정감사 당시 김택진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을 국회로 소환해 날선 질문을 펴던 모습과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문체위 국감 종합감사일은 오는 21일로 예정됐다.
이번 방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도 이날 엔씨를 방문해선 게임 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 회사(엔씨소프트)가 연 1조7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게임은 이미 산업 역할을 하고, 일자리도 창출한다"며 "게임 산업을 확실하게 지원해주고, 게임이 4차산업혁명의 선두주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견을 들어보고자 방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