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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OTT]⑤코드커팅 일어난 미국이 준 교훈

  • 2019.10.22(화) 16:57

OTT 경쟁은 세계적 현상 '손잡거나 개척하거나'
자율경쟁환경 만들어줘야…미디어 공공성만 강조 안돼

영상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 과거 온가족이 거실에 모여 즐기던 TV 시청 패턴에서 모바일을 통한 OTT 소비로 말이다. 모바일 OTT는 기존 미디어 채널에 위협적 존재다.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은 성장 정체기를 보내고 있고, 각 사 마다 나름의 OTT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료방송의 현 상황과 함께 OTT 대응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OTT 시장 경쟁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다. TV와 영화 등 전통적 미디어 소비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게다가 OTT 시장 진출은 기술 발달로 인해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다만 이런 특징은 수많은 기업들이 OTT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곧장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는 조그만 차이에도 다른 서비스로 쉽게 옮기는데, 수많은 사용자를 상대하는 대형 사업자의 노하우와 자본력을 신생 업체가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에 가입하는 '코드커팅'이 활발한 미국에서도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초대형 기업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명확한 시사점을 남긴다. OTT를 하려면 대형 사업자와 손잡거나 아니면 아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점이다.

◇ 잇따른 OTT 등장에도 저력 보인 '넷플릭스·아마존'

디즈니, 애플,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설 등 국내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미국 기업들이 잇따라 OTT 서비스 론칭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형 기업들이 한결 같이 OTT 시장에 진출하는 현상은 전에 보기 어려운 모습인데, 이들의 성공 가능성도 관심을 끈다.

그동안 새로운 OTT 서비스가 시장에 꾸준히 진입해왔으나 여전히 넷플릭스와 아마존 2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작년 기준 미국 OTT 시장 3위권은 아마존 비디오 6312만명, 넷플릭스 5849만명, 훌루 2295만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5위권까지 넓혀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4위인 HBO 나우는 650만명, 5위 쇼타임 404만명에 그친다.

그러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으니 능력 있는 사업자들은 좌불안석이다.

글로벌 온라인 비디오·영화 시장 수익은 작년 기준 48조원 수준이고, 오는 2020년까지 6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Strategic Analysis 분석)이다.

넷플릭스, 아마존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콘텐츠 경쟁력과 높은 브랜드 파워,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들은 어떤 전략을 구사할까.

◇ 경쟁 활발한 미국…과연 국내는?

도전자 디즈니와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설 등의 전략은 무엇일까. 크게는 콘텐츠, 협력, 새로운 서비스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디즈니는 전세계에 마니아층을 구축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마블, 내셔널 지오그래픽, 스타워즈 등 성인 소비자에도 널리 통하는 콘텐츠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그야말로 콘텐츠 제국이다.

그렇다고 디즈니가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21세기 폭스는 물론 미국 3위 OTT인 훌루도 인수한 바 있다. ESPN플러스도 갖고 있다. 디즈니는 이런 서비스를 묶어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워너미디어와 NBC유니버설의 경우 AT&T와 컴캐스트 등 유료방송 사업자와 손잡고 시장에 진입한다.

워너미디어와 AT&T는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 핵심 콘텐츠를 통해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유료방송 사업자의 경우 자기시장 잠식 가능성이 있으나, 이를 최소화하고 시대 흐름에 적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전략이 다소 차이가 나는 이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동시 진출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내 가입자만으로는 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만 해도 해외 가입자 비중이 60%에 달하며, 로컬 공략을 위해 현지 콘텐츠 파트너와 잇따라 손잡고 있다.

아마존도 유럽과 아시아 지역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이와 함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 대한 도전도 나타난다. NBC유니버설은 내년 4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을 내놓을 계획이다. 월 정액형 모델이 특징인 넷플릭스와 차별화를 꾀하고 광고 등 다른 수익모델의 가능성도 타진하는 행보로 파악된다.

이같은 모습은 국내 OTT 시장에도 시사점을 남긴다. 국내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수합병(M&A)과 콘텐츠 독점 제공 등 차별화 전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분위기는 다소 역동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지상파3사의 OTT 결합에 대해 콘텐츠의 독점화를 방지하는 등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게 대표적 사례다.

독점적 콘텐츠와 플랫폼을 '상품시장'이 아니라 '여론형성의 틀'이라는 단편적 사고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외국 기업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환경에서는 콘텐츠와 서비스는 물론 가격 차별화 전략 등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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