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에 대한 사전동의 심사계획을 의결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심사를 진행해 이달 내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에 인수된 CJ헬로가 LG헬로비전으로 출범한 만큼, 사실상 같은 사업형태인 이번 경우도 빨리 통과시켜 시간차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8일 방통위는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티브로드 및 티브로드 동대문방송과 SK브로드밴드의 법인 합병 변경 허가에 대한 사전동의 심사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심사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 ▲방송프로그램 기획, 편성, 제작 계획의 적절성 ▲지역적·사회적·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 ▲조직 및 인력 운영 등 경영 계획의 적정성 ▲재정 및 기술적 능력 ▲방송 발전을 위한 지원계획 등 6개 기준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심사항목은 ▲방송서비스의 접근성 보장 가능성 ▲방송서비스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시청자(이용자) 권익보호 가능성 ▲합병법인 및 그 최대주주의 공적책임 이행 가능성 ▲콘텐츠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가능성 ▲지역채널 운영 계획의 적정성 ▲조직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 ▲재무 안정성과 투자 계획의 적정성 ▲미디어산업 발전 기여 가능성 등 9개로 구성된다.
심사위원이 항목별 주요 심사내용의 각 사항을 5단계 척도로 평가한 뒤 위원 점수의 평균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1000점 만점 기준 650점 이상 획득하는 경우 사전동의 심사가 통과된다.
특히 방통위는 지난 11월 발표한 심사계획 중 공익성 관련 규정에 대한 배점을 상향 조정했다. 자본력을 앞세운 통신사가 방송사의 최대주주가 되는 점을 감안해 공적 책임에 대한 심사 기준을 기존 20점에서 30점으로 높인 것이다. 재무적 효용 부분의 중복 내용의 배점을 낮춰 총점에는 변동이 없도록 했다.
김석진 방통위 부위원장은 "과기부 심사와 달리 방통위는 방송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기 때문에 과기부 심사와는 다르게 살필 부분이 있다"면서 "방송 지역성의 구현이 가능한지, 통신사가 어떤 책임 의식 가지고 있는지 주문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적책임에 대한 점수 상향은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방통위는 심사 계획에 따라 이달 내 사전동의 심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해 과기정통부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미디어 2인 ▲법률 2인 ▲경영·경제·회계 2인 ▲기술 1인 ▲시청자·소비자 1인 등 총 9인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총 2박3일간의 합숙을 통해 심사를 진행, 결과를 채택하게 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이같은 방통위의 사전동의 절차 문턱만 넘게 되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다. 방통위는 심사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심사위원회 구성은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며 "설 연휴 전 끝난다고 확답하기는 어렵지만 1월 내에는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체회의서 한상혁 방통위원장도 "지역성과 고용안전, 시청자이익침해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빠른 시일 내로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심사 시기에 맞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일을 4월1일로 정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SK텔레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SK브로드밴드(14.7%)와 티브로드(9.3%)를 합해 24%로 뛰어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