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난데없이 윈도7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지원 종료 소식을 자사 포털 첫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인터넷 보안에 불안감을 느끼는 IE 이용자의 심리를 이용해 자사 웹브라우저 웨일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기업 고객과 협력하고 성능을 높이는 등 자사 웹브라우저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잇따르고 있어 향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웨일, 4위 IE 바짝 추격
2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네이버 웨일의 1월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6%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순위는 낮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0.6%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특히 웨일이 점유율 7.4%로 4위인 IE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부터 자사 포털 첫 화면 등을 통해 "올해 1월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정책에 따라 윈도7의 모든 지원 업데이트가 종료된다며 IE에 대한 지원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제 빠르고 안전한 웨일 브라우저를 이용해보세요"라고 광고하고 있다. 올해 1월 IE의 점유율이 전년 1월(약 10%)에 비해 3%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변화를 보면 효과는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크롬은 55.3%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사파리(12.3%), 삼성 인터넷(12.3%)이 잇고 있으나,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IE 추격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구글의 크롬, 삼성전자의 삼성 인터넷, 애플의 사파리와 같은 글로벌 모바일 사업자들과의 경쟁은 역부족일 수도 있다.
이들의 웹브라우저는 스마트폰에 대체로 선탑재되므로 손쉽게 시장 점유율을 유지·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일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 2017년 10월 정식 출시됐으나 한동안 점유율이 0%대에 머물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했다.
◇ 기업고객과 협력강화…"인터넷 첫 관문 잡아라"
웨일은 이번 윈도7의 IE 지원 종료 등 호재를 맞아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자체 노력 역시 병행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기업 고객과의 협력 강화로 성능을 높이고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LG전자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탑재, 퀄컴과의 기술 협력 등을 추진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협약 이후 IPCA는 네이버 웨일을 1만개에 달하는 가맹점 PC의 기본 브라우저로 제공할 방침이며, 네이버는 웨일 관련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윈도7 지원 만료로 인해 예상되는 PC방 점주의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웹브라우저는 PC 온라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을 시작하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네이버의 시장 공략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IE 종료와 관련 반사이익뿐만 아니라 LG전자, 퀄컴, IPCA 등 B2B 관련 노력을 많이 해왔다"며 "특히 포털 네이버와 카페 등 서비스의 기본 설계에 웨일 엔진을 접목해 점유율을 높이는 시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