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비즈人워치]'골퍼용 카톡' 설계하는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 2021.03.05(금) 11:30

골프장 예약부터 결제 등 원스톱 서비스
스크린과 필드 넘나들며 사업 무한 확장
골프에 IT 접목, 국내 넘어 해외시장 진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바뀐 골프장 풍경 가운데 하나가 비대면 체크인이다. 프론트에 키오스크(무인 정보단말기)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계 조작 방법이 복잡하다보니 안내 직원이 도와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거면 차라리 '옛날 방식'이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 계열사인 카카오VX는 똑똑한 솔루션으로 골퍼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가 선보인 '카카오골프예약' 앱을 이용하면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앱을 설치하고 예약 시간에 맞춰 골프장 근처에 도착하면 배정된 사물함 번호가 자동으로 뜬다. 프론트에서 직원을 만나 체크인을 할 필요없이 라커룸으로 곧장 들어 가면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골프장 예약을 비롯해 결제, 실시간 교통안내, 귀가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은 지난해 구글플레이에서 꼽은 '올해를 빛낸 인기앱'에서 골프 앱 가운데 유일하게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카카오VX는 향후 무인 그늘집이나 자동 결제, 스코어 관리 등 골프장 운영과 관련한 솔루션까지 내놓는다고 한다.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나올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VX 사옥에서 만난 문태식 대표는 "골프와 관련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치 카카오톡이 메신저에서 출발해 게임·음악 콘텐츠, 핀테크, 모빌리티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무한 확장한 것처럼 골프 예약앱을 기반으로 '만능 골프 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골퍼용 카카오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스크린골프로 시작한 카카오VX의 사업은 예약을 비롯해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연습장, 용품, 골프장 위탁 운영 및 관련 솔루션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골프 의류 사업도 염두해 두고 있다.

문 대표는 사업 청사진에 대한 질문에 "골프에 IT 요소가 접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전부 다 할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VX는 골프장 운영·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골프장 운영 건설사업을 하고 있는 가승개발의 지분 55%를 인수했다. 가승개발은 용인에 부동산 4만4000㎡(약 1만 3000평)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VX가 사실상 골프장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최근에는 스톤브릿지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한라그룹이 소유한 제주 묘산봉관광단지 내 골프장 운영을 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VX는 이미 2019년부터 함양 스카이뷰CC를 위탁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다. 그야말로 스크린과 필드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문태식 카카오VX 대표이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문 대표는 골프장 운영에 IT 기술을 접목,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한 사업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골프장 그늘집의 무인화다.

그늘집은 골퍼가 라운딩 중 쌓인 피로를 풀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먹는 공간이다. 일부 골프장에선 인건비 부담으로 이 곳에 직원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그늘집에 장문(掌紋)으로 불리는 손금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 없이도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등록한 손님의 손금 정보를 토대로 손의 움직임 등을 인공지능(AI) 카메라로 추적해 그늘집에서 구매한 상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결제까지 한번에 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표는 "골프장에 스마트 무인 그늘집이나 비대면 체크인 등의 솔루션을 전면 도입하면 새벽 이른 시간이나 야간에 직원을 상주시킬 필요가 없다"라며 "운영비가 절감되는 것은 물론 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골프 예약과 자동 체크인, 무인 그늘집 등의 솔루션을 들고 해외 시장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표는 "북미 지역과 달리 동남아시아에선 우리와 비슷하게 여러명이 약속을 잡고 골프장에 함께 가는 문화가 있다"라며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예약 플랫폼 등을 도입하면 성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표는 스크린골프와 같이 골프-IT 기술을 결합한 분야의 전문가다. 연세대 전산과학과 89학번이며, 김범수 의장과 함께 삼성SDS에서 근무하다 게임포털 '한게임'을 창업한 원년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한게임커뮤니케이션 부사장과 NHN게임스 대표, NHN USA 대표를 거친 후 회사를 나와 2007년 온라인게임 개발사 엔플루토를 차렸다. 이후 게임사 운영과 함께 한게임 시절 골프게임 '당신은 골프왕'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2011년에 스크린골프인 티업비전을 개발했고 이듬해 카카오VX의 전신인 마음골프(엔플루토에서 분할 설립)를 설립했다.

2017년에 스크린골프 경쟁사인 지스윙을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재 '프렌즈 스크린'이란 브랜드의 티업비전은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1위 골프존(60%)에 이어 2위(25%)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카카오 계열로 편입하면서 지금의 사명인 카카오VX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마음골프 지분 100%를 사들이고 가상현실 기반 차세대 게임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설립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매년 영업손실을 내는 등 이렇다 할 재무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달라지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해 소폭의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며 "스크린골프 사업의 비중이 현재로선 가장 크나 골프장 운영 사업 등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