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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머니]'日대박' 넷마블에프앤씨 창업자 400억 '잭팟'

  • 2021.06.22(화) 10:52

서우원 대표, 1년간 6차례 지분 매각
日흥행돌풍, 액면분할로 상장 터닦이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에는 '주식 부자'가 많다. 게임 흥행에 따라 적지 않은 규모의 주식 보상을 받거나 지분 매각으로 엄청난 금액의 현금을 손에 쥐는 사례가 잊을만 하면 나온다. 

넷마블 최대주주이자 창업자 방준혁 이사회 의장만 해도 회사 상장(2017년)으로 일찌감치 조(兆) 단위 '주식 부호'로 이름을 올렸다. 간판작 '세븐나이츠' 개발사 넷마블넥서스의 정현호·배봉건 전(前) 공동대표는 지분 교환 방식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주식 자산가로 부상한 바 있다. 

모바일 게임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로 일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넷마블에프앤씨는 창업자가 몇차례에 걸친 '엑싯(EXIT·투자회수)'으로 수백억원의 현금을 거머쥔 사례다. 이 회사 서우원 대표는 상장하기 전에 지분 매각으로 지난 1년간 총 400억원을 현금화해 눈길을 끈다. 

넷마블에프앤씨 공동대표 지분 매각, 현금화 

22일 넷마블에프앤씨에 따르면 서 대표는 지난 17일 보유 주식 일부인 12만5000주를 주당 14만원에 처분해 175억원을 현금화했다. 이로써 2%에 달했던 서 대표의 지분율은 1%대로 감소했다.

서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철호 공동대표도 보유 주식 가운데 3만7000주를 매각해 52억원을 손에 쥐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2014년에 설립한 퍼니파우를 모태로 한다. 퍼니파우는 서 대표를 주축으로 그의 고교 동창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개발사다. 넷마블이 이듬해말 11억원을 투입해 퍼니파우의 전환우선주를 사들이며 계열편입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설립 초기에 '소울킹'이란 게임을 선보였으나 이렇다 할 두각을 내지 못했다. 대부분의 신생 개발사들과 마찬가지로 고만고만한 재무 실적을 이어갔다.

2017년 매출 규모는 3억원이나 영업손실은 46억원으로 벌어들이는 금액보다 까먹는 돈의 규모가 컸다. 이듬해 매출 외형은 비슷한데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두배로 불어난 83억원에 달했다. 

2019년 6월 선보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일곱개의 대죄가 일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반전이 벌어졌다. 이에 힘입어 그해 연간 매출은 375억원으로 전년보다 120배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흥행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지난해에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매출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127억원, 영업이익은 3배 가량 증가한 721억원을 달성했다.

서우원(왼쪽), 정철호 넷마블에프앤씨 공동대표

일본 동명 애니메이션 게임화, 기대 이상 흥행

일곱개의 대죄는 동명의 일본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폐쇄적인 일본의 모바일 시장에서도 한국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면서 북미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게임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넷마블의 배급 방향도 달라졌다.

넷마블은 최근 일본 지브리스튜디오의 지적재산권(IP)을 가져다 '제2의 나라:크로스월드'란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는데 이 게임 역시 초반 돌풍이 거세다. 지난 10일 출시한 제2의 나라는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찍은 이후 현재도 매출 2위를 유지하는 등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일곱개의 대죄의 성공에 힘입어 이를 퍼블리싱(유통)한 넷마블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됐다. 2019년 일곱개의 대죄의 매출은 넷마블 연결 매출(2조1787억원)의 7% 가량인 1559억원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넷마블 매출(2조4848억원)의 16% 가량인 3857억원으로 확대됐다. 일곱개의 대죄는 지난해 넷마블의 주력인 리니지2 레볼루션(매출 비중 9%)이나 마블 콘테스트 챔피온스(14%),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7.7%)을 앞지르고 매출 기준 '1등'이다. 

서우원 대표 1년간 400억, 정철호 대표도 120억 현금화

이에 힘입어 개발사인 넷마블에프앤씨의 서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인들이 그야말로 돈벼락을 맞았다.

서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서 1년간 총 400억원을 현금화했다. 정철호 대표는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총 120억원을 손에 쥐었다.

아직 회사가 기업공개(IPO)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성장 기대감에 주요 경영인들이 적지 않은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 넷마블에프앤씨의 지분 현금화 과정에서 매겨진 기업가치는 무려 1조7000억원 가량이다. 

앞서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4월 액면분할을 단행, 기존 247만주의 발행주식이 5배인 1237만여주로 확대됐다. 모회사인 넷마블이 2016년 기업공개를 앞두고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분할 및 무상증자에 나섰던 것과 비슷한 궤적을 밟는 것이라 눈길을 끈다. 증시 상장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현재 넷마블 개발 계열사 가운데 기업공개(IPO) 얘기가 나오는 곳은 '제2의 나라'를 만든 넷마블네오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2016년에 출시해 당시 넷마블 증시 상장에 핵심적인 공로를 세운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하며 역량을 인정받은 곳이다. 넷마블네오의 권영식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제2의 나라 발표회에서 IPO 계획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넷마블네오에 이어 넷마블에프앤씨가 IPO에 나설 지 관심이 모인다. 넷마블도 계열사 가운데 잘나가는 넷마블에프앤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해 2월에 넷마블의 다른 계열사인 포플랫을 흡수합병한데 이어 9월에 넷마블체리를 또 한번 흡수합병하면서 덩치를 불렸다. 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워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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