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세제 지원 등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외 진출이 불가피한 건 사실이지만, 그보다 먼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창남 티빙 대외협력 국장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OTT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 포럼에서 "글로벌 진출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국내 사업이 튼튼해져야 그 영향력을 갖고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는데 현재는 본체가 튼튼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콘텐츠 투자를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곤 있지만, 이를 지속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 사업자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 중이다.
고 국장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를 멈출 수 없는 만큼 세제 지원이나 규제 철폐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OTT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제 지원 근거를 마련했지만, 세제 지원 대상이 콘텐츠 제작사에 한정돼 OTT 플랫폼 업체들은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세제 지원에 대한 기반이 마련돼 있긴 하지만, 현재 제도는 대상이 콘텐츠 제작사에 한정돼 있다. 현재 상황들을 타파하기 위해선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한데 현재 제도는 실질적으로 저희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직접적으로 손익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동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기획과장은 "콘텐츠 제작비를 세액 공제해주는데 투자비 세액 공제까지 해주면 이중 공제라는 인식이 있다"며 "작년에는 관련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앞으로 OTT 업계와 함께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또 국회에 발의된 저작권 보상청구권 법안 등이 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안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실태조사를 정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고 국장은 "보상청구권이 법제화되면 감독이나 배우들이 글로벌 OTT로부터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티빙이나 웨이브, 왓챠 등 적자를 면치 못한 후발 주자들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원 방안은 오랜 기간에 걸쳐 논의되는데 이러한 규제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식으로 가고 있다"며 "규제 등을 입안할 때는 실태조사 등을 정확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승 왓챠 이사 역시 "규제를 만들 때는 거대 글로벌 사업자를 대상으로 만들지만, 후발주자로서 성장해가야 하는 국내 OTT 사업자에게는 사다리가 사라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산업을 키우고자 한다면 자국의 산업 현실이나 구조에 맞춰 어떤 전략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한지 면밀히 검토하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필구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전략기획과장은 "OTT가 법체계 내에 들어오게 되면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방통위는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고 규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미디어 통합법에 접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각계 전문가, 관계부처,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