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이 '탈(脫)카카오' 행보를 가속화한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카카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 확장에 힘을 쏟는다. 클레이 사용처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통화량 축소) 토큰모델을 추구하고, 투자자와의 소통을 통해 더 투명하게 경영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속 가능한 토크노믹스 구현하겠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6일 강남구 EZ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클레이튼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자체 수익만 가지고도 운영되는 형태로 나아가는 게 궁극적 목표"라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현재 사용되는 가스비(수수료)외에 메인넷을 비롯한 다양한 인프라 영역에서 쓰이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더 편리한 개발 환경을 지원하면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끌어들일 예정이다. 오라클과 협업해 개발자들을 위한 '클레이튼 오라클'을 개발하는데, 이 수수료를 클레이로 지원할 방법을 궁리 중이다. 또한 메타버스를 위한 개발자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배포도 앞두고 있다. 클레이튼은 사용처 확대를 위해 NFT와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모아주는 메타버스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클레이 가격 폭락에 대해서는 공급 대비 수요 확대를 통해 방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클레이는 최근 클레이 리저브(미유통 물량)의 70%를 소각하기도 했다. 이윤호 클레이튼 재단 비즈니스 팀장은 "생태계 차원에서도 클레이 가격이 굉장히 중요하다. 신규 공급을 막고 해외로 투자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튼은 투명한 소통과 정보 공개도 약속했다. 먼저 클레이튼 스퀘어를 통해 거버넌스 카운슬(GC)의 투표 상황 및 내용을 알리는 '온체인 보팅'을 도입했다. 또한 커뮤니티 소통을 강화하면서 개발자 커뮤니티 외에 일반 유저 커뮤니티, 클레이 홀더가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윤호 클레이튼 비즈니스 및 거버넌스 헤드는 "업비트 인도네시아엔 상장했고, 상장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는 다 되어있는 상태"라며 "한국 주요 거래소에도 상장돼있지만 이는 상장 신청이 아닌 자율상장에 의한 것이었고, 다른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서 재무적·법적 독립…업비트 상장할까
클레이튼 재단은 카카오에 종속되지 않은 보증유한책임회사(비영리법인)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인력은 50여명 규모다. 기존의 클레이튼 사업은 대부분 카카오 종속회사인 '크러스트유니버스'가 맡아왔다. 그러나 카카오의 주요 종속회사로 분류돼 법적으로 고려할 요소가 많아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클레이튼 재단이 사업 주체가 되면서 카카오와는 재무적, 법적으로 독립하게 됐다. 단 카카오페이, 그라운드엑스 등 카카오 공동체가 GC 참여주체로 참여하는 만큼 '남남'은 아니다. 서 이사장은 "블록체인과 관련해서만 검토하면 되지 카카오에 대해서까지 검토할 필요는 없어진다. 속도감 있게 활동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갑작스러운 운영 주체 변화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상민 이사장은 "외부에서 볼 때는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재단에서는 2년 가까이 꾸준히 준비해왔다"면서 "재단의 일부 현금, 토큰 자산으로 당분간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면서 제기된 업비트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을 10.9%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그간 지분관계상 '카카오 코인'으로까지 불렸던 클레이를 업비트에 상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윤호 팀장은 "또한 저희가 첫번째 거래소도 업비트 인도네시아였고 사실 기본적으로 상장에 대한 기술적인 준비 등은 다 되어 있다"면서 "저희가 충분히 여러가지 거래소들만의 상장 기준에 대해 충분히 해소가 됐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는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재단은 또 다양한 국가에서 CEX(중앙화거래소), DEX(탈중앙화거래소) 등 거래 채널을 추가로 확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