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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양자보안통신 국제표준개발 주도한 이유

  • 2023.08.29(화) 12:00

QKD·PQC 기술 갖춰
"양자보안통신 선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삼화타워에서 SK텔레콤 심동희 혁신사업추진팀장이 양자보안통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양자암호기술 상용화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역량을 가지고 충분히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우 SK텔레콤(SKT) 퀀텀사업추진팀장은 지난 28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ITU-T(국제연하 산하 정보통신기술 전문기구) 정보보호연구반(SG17) 하반기 국제회의를 앞두고 진행됐다.

QKD·PQC 단점 보완한 'QSC' 개발

SKT는 해당 회의에서 양자키분배기술(QKD)과 양자내성암호(PQC)의 단점을 서로 보완한 통신보안기술인 '양자보안통신(QSC)' 표준 개발을 추진한다. 일찍이 양자암호 개발에 뛰어들어 쌓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포부다.

상반기 국제회의서 신규 과제로 채택된 '양자보안통신'은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통신 전 과정을 보호하기 위한 통신보안기술이다. 보안 강도가 높은 하드웨어 기반 기술인 QKD와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 가능해 경제성이 높고 확장이 쉬운 PQC의 장점을 활용했다는 것이 SKT의 설명이다. 

암호화된 비밀키를 만드는 QKD는 양자 역학의 고유특성인 중첩성, 불확정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기술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키 분배장치를 구간마다 설치해야 하므로 높은 구축 비용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PQC는 양자컴퓨터로 해독하는 데 수조 년이 소요되는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보안 수준이 유지되는 QKD와 달리 경우에 따라서는 보안 수준이 저하될 수 있는 셈이다. 

SKT가 제안한 양자보안통신은 구간별로 유선망에는 QKD를, 무선망에는 PQC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SKT는 양자암호와 양자내성암호를 통합해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공공 의료, 군사, 외교 등 민감하고 중요한 데이터 백업, 교환국과 기지국 구간에는 QKD를 적용해 보안성을 높인다. 반면 기지국과 스마트폰 사이 구간이나 단기적인 데이터가 오가는 구간에는 PQC를 적용한다. 때로는 한 구간에 두 기술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심동희 SKT 혁신사업추진팀장은 "내부적으로 QKD와 PQC를 결합하는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표준 개발이 끝나 다른 사업자와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관련)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삼화타워에서 SK텔레콤 심동희 혁신사업추진팀장(오른쪽)과 김동우 퀀텀사업추진팀장(왼쪽)이 양자보안통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양자암호기술, 전세계적으로 우리가 앞선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양자기술 수준은 2019년 기준으로 최선도국 대비 81.3% 수준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양자컴퓨팅을 비롯한 국내 양자기술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수준이 높지 않은데, SKT가 양자암호 기술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 묻는 말도 나왔다.

심 팀장은 권위 있는 국제 기구에서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를 제안하고 채택된 것 자체가 SKT의 경험이나 기술력이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ITU-T를 포함해 ETSI(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와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등에서 표준 수립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심 팀장은 "QKD 기술을 갖고 상용화한 사업자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다른 사업자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표준 수립을 위해 여러 사업자들과 이야기 중인데 애초에 우리가 기술력이나 경험이 없으면 함께해 주지 않았을 거다. 양자암호 관련 기술력이나 사업화는 우리가 글로벌 수준에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암호기술을 개발하는 행위가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심 팀장은 "보험을 드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양자암호기술 개발은 최소 5~10년이 걸리고, 상용화된 뒤에야 보안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면 너무 늦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양자암호기술은 기존 보안체계를 강화하고 해킹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다. 심 팀장은 "양자컴퓨터가 개발이 되면 현재의 통신 보안, 암호체계가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준비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개발한 양자암호기술은 통신에 먼저 적용하고 있고, 아직 적용한 바는 없지만 UAM(도심항공교통)이나 자율주행차도 접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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