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올해 1분기 보고서부터 처음으로 적용됐다. 해당 지침은 가상자산 백서에 미리 명시한 로드맵(수행의무)을 이행해야만 매각이익을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넷마블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 매각 대가 일부를 가장 먼저 매출로 인식했다.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 다수의 게임사들은 토큰 발행으로 벌어들인 대금을 여전히 부채로 인식했다.
MBX 매각대가 26억원 매출로
22일 금융감독원과 IT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부터 마브렉스(MBX) 매각대가 일부를 매출액으로 인식했다. 넷마블은 2022년 마브렉스(MBX) 3000만개를 144억원에, 지난해 MBX 700만개를 123억원에 유상으로 매각했다. 이중 넷마블은 부채로 인식한 MBX 누적 매각대가 380억원 중 약 26억원을 매출로 집계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금융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체적으로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기본적으로 토큰판매계약, 백서 등에 포함된 의무를 모두 수행함과 동시에, 향후 MBX 생태계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추가 의무로 구성, 수익인식의 근거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이 마브렉스 매각 대가 일부를 매출로 인식한 것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새로운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침에 따른 것이다. 기존에도 다수의 상장사는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대금을 매출이 아닌 부채로 처리했지만, 수익인식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보니 혼란을 빚었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이 권고되는 가상자산 발행기업이 발행한 토큰을 팔아 현금을 확보했더라도, 백서나 약정에 명시된 수행의무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부채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토큰 발행 시 수행의무를 명확히 파악해 식별하고, 수행의무를 마쳐야 부채로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넷마블 뺀 게임사들, 부채로 인식
위메이드, 네오위즈홀딩스, 컴투스홀딩스, 카카오게임즈는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각이나 사용을 통해 얻은 대가를 선수수익(계약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1분기 말 기준 위믹스(WEMIX) 매각·사용대가는 5457억원이며, 모두 선수수익으로 계상했다고 공시했다. 위메이드는 "현재 메인넷의 활성도가 목표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수행의무가 이행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정부 지침이 나오기 전인 2022년 위믹스 매각 대금을 매출로 집계했다가 부채로 재분류한 적이 있다.
네오위즈홀딩스는 네오핀(NPT)과 인텔라엑스(IX)의 매각, 처분과 관련한 수행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414억원을 선수수익으로 계상했다. 컴투스홀딩스도 XPLA(티카) 토큰 판매 계약과 관련해 약 491억원의 대가를 계약부채로 인식했다. 컴투스홀딩스는 "메인넷 네트워크 완성과 관련된 모든 의무 이행을 완료했을 때 (해당 대가를)수익으로 인식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는 가상자산 거래 관련 선수수익으로 350억원을 인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종속회사인 웨이투빗을 통해 보라를 자체 발행하고 있다. 유상매각과 관련된 금액은 계약부채로 계상하되, 백서에서 인식된 수행의무를 이행하는 시점에 수익을 계상하겠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