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가 연간 흑자 전환을 노린다.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지난해 30%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낼 정도로 위기였던 분위기를 바꾼 건 뼈를 깎는 비용 효율화와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834억원으로 2.4배가량 불어날 전망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앞서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썼다. 이 기간 누적 적자만 772억여원에 달했다. '쿠키런: 킹덤' 등 기존작들의 매출 하향 속에서 이렇다 할 신작 또한 부재했던 가운데 인건비 증가, BTS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지출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결국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고 직원의 약 27%를 줄였다.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에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적자 행진을 끊어낸 것이다. 1분기 81억원, 2분기 49억원으로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누적 적자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흑자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더해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이 다시 힘을 쓰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쿠키런' 11주년 업데이트로 신규 쿠키와 펫, 보물 등을 선보이면서 애플 앱스토어 매출과 순위가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6월 출시한 '쿠키런: 모험의 탑'은 실적 회복에 청신호를 켰다. 출시 직후 한국을 비롯한 미국, 캐나다, 대만, 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앱스토어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9일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이 게임이 출시 한달 동안에만 20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고 거둔 성과다.
데브시스터즈는 일본 요스타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모험의 탑을 일본 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요스타는 일본에서 넥슨 '블루 아카이브'를 흥행시킨 퍼블리셔다.
원조 쿠키런 IP의 인도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도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빠르게 인도 시장을 개척한 크래프톤과 손잡고 연내 쿠키런 시리즈를 현지 시장에 내놓는다. 현재는 사용자환경·경험(UI·UX) 작업과 수익모델(BM) 설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쿠키런: 오븐스매시'가 연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거쳐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프로젝트 스테이션'으로 알려진 서브컬쳐 신작 또한 대기 중이다.
이런 청사진을 기반으로 연간 흑자도 가시화됐다.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558억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매출은 2777억원이다. 이대로라면 지난 2년 연속 영업손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게임담당 선임연구원은 "비용 통제로 재무 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신작 흥행이 실적 성장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