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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준 국내 5대 제약사의 올해 인재 영입 키워드는 뭘까.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TPD(표적단백질분해제), CGT(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 및 기획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GC녹십자와 종근당은 CMO(위탁생산) 등 비교적 최근 진출한 사업외형을 확장하기 위한 인재를 찾고 있다.
유한양행, TPD 신약개발 시동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현재 중앙연구소 합성신약1팀·2팀에서 TPD 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할 연구원을 채용하고 있다. 각각 TPD 약물을 설계하고 합성하는 합성연구원, 약물의 약효나 독성 등을 평가하는 인비트로(실험실 내) 약리 연구원이다.
유한양행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나타내는 방법)인 TPD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다. TPD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단순히 억제하지 않고 원천 제거하는 원리로 강한 약효를 낼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기업인 유빅스테라퓨틱스의 TPD 후보물질인 'UBX-103'을 총 계약금 1500억원에 도입했다. 같은 달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 TPD 치료제 공동연구 계약도 맺었다.
자체 연구인력을 마련하는 것은 외부 기업으로부터 더 우수한 약물이나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파트너사의 약물과 기술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협력)을 통해 확보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미국에 기술수출해 허가 받은 경험이 있다.
한미·대웅은 'CGT'
또 다른 신규 모달리티인 CGT(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인재를 채용하는 곳도 있다. TPD는 전통 제약사가 오랜 개발 노하우를 가진 저분자화합물(케미컬의약품) 개발업무의 연장선에 있다. 이와 달리 CGT는 개발방식이 저분자화합물과 완전히 달라 새로운 기술과 제조역량이 필요하다.
전통 제약사 입장에서는 선뜻 뛰어들었다가 실패할 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시장잠재력이 커 도전할 가치가 있다. CGT는 손상된 세포를 재생하거나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질병의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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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글로벌 CGT 치료제 시장은 2021년 74억달러(10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49.1% 성장해 2026년 555억달러(80조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케미컬의약품과 항체의약품의 연평균 성장률은 5%대에 그친다.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미약품은 현재 연구개발(R&D)센터에서 CGT연구 직원을 뽑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3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CGT, TPD 등의 차세대 신약개발 계획을 밝혔으며 이후 매년 CGT개발 직군을 채용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바이오R&D 부문에서 기획담당 직원을 물색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CGT 관련 기술과 개발동향을 분석하고 관련 바이오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한미약품과 비교해 세포치료제 개발과 생산 분야에 먼저 진출해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20년 영국의 아박타와 공동출자해 중간엽 줄기세포 기반의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아피셀테라퓨틱스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 건설한 줄기세포 공장이 현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허가를 받았다.
녹십자와 종근당은 CMO
GC녹십자와 종근당은 최근 진출한 신규 사업의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를 찾고 있다.
GC녹십자는 연초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근무할 CMO(위탁생산) 글로벌 마케팅 직원을 채용했다. GC녹십자의 오창공장은 지난 2023년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GMP 허가를 받았다. 제조품질 능력을 인정받으며 CMO 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 리터 규모의 혈장(혈액제제 원료) 처리 설비를 갖췄다. 향후 GC녹십자는 CMO 수주 확대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오창공장에서만 1조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종근당의 자회사 경보제약은 차세대 항암제 모달리티로 각광받는 ADC(항체약물접합체) 분석연구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ADC 후보물질의 품질을 평가하고 이를 생산하기 위한 공정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종근당은 지난 2023년 네덜란드계 바이오기업인 시나픽스로부터 ADC 플랫폼 기술을 도입하면서 관련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경보제약을 통해선 충북 아산에 855억원을 투자해 ADC CMO 시설을 짓고 있다. 개발과 생산을 아우르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신규 모달리티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며 "외부 바이오기업과 협력해서 성과를 내거나, 관련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도 자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