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고령화·저성장에 발목이 잡혀 있고, 글로벌 환경은 갈수록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칼럼은 경제 현상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해 줄 것입니다. 필자는 옛 증권감독원에서 근무했고 KB자산운용 상무, 성도회계법인 부회장을 거쳐 현재 한맥투자증권 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대략 3~40년을 일한 다음, 3~40년 이상을 소비하며 살아야 하는 "수명 100세 시대"를 무리 없이 살아가는 필요조건은 꾸준히 저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가족의 모습도 지금까지 3대가 살아가는 다자녀 피라미드 구조에서, 5대가 생존하는 한 자녀 단선 구조로 변화하는 까닭에 스스로 노후를 부양해야 한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황소처럼 일만 열심히 하면 가난은 벗어날 수 있었다. 수명은 늘어나고 「부가가치의 원천」이 삽시간에 바뀌어가는 불확실성 시대에는 변화의 방향을 읽고 대비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빈곤층이 되기 쉽다.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면 혈연, 학연, 지연도 끓어지는 소위「무연사회(無緣社會)」에서 오갈 데 없는 외톨이로 전락하기 쉽다. 소득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직장 새내기 때부터 일정 부분을 저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여야 초고령사회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시장 가격변수들이 보내는 신호와 그 변화의 방향을 바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변수들은 어느 것이나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성장·물가·실업·국제수지 같은 거시경제 총량지표들은 서로 불가분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공동변화(co movement) 현상을 나타낸다. 그래서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을 동시에 관찰하고 그 변화를 가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인체와 비교하면 금리는 혈압, 주가는 체중, 환율은 체온과 같아서 높아도, 낮아도 문제를 잉태한다. 시장이 왜곡되어 주가나 환율이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누군가는 초과수익을, 다른 누군가는 초과손실을 보게 된다. 시장이 균형을 잃고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특별손실을 피해 가려면 거시경제 상황을 관찰하고 금융가격변수들의 변동 방향을 미루어 보아야 한다.
본란에서는 다음 5가지 사항에 관하여 생각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진단하고 대응하는 시각을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1, 금리
저축과 투자, 생산과 소비 같은 경제활동의 기회비용으로 작용하는 금리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는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이다. 때때로 위험과 불확실성은 금리 같은 금융가격변수들을 요동치게 한다. 금리변화에 따른 가계의 금융자산운용, 기업의 재무관리 전략은 무엇인가?
2, 주가
주가는 왜 쉬지 않고 변동하며 거품과 역거품이 반복하여 발생하는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탐욕과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냉정하게 적정주가 수준을 따져볼 수 있다면 이런 의문은 해소된다.
3, 환율
돈의 대외가치를 의미하는 환율은 국가경쟁력의 출발점이자 결승점이기도 하다.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는데 적정환율 수준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외환시장 개입이 과연 국리·민복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보자.
4,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거시경제지표와 금융가격변수들은 동떨어져 움직이지 않고,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화한다. 한쪽을 강조하다보면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누구에겐가 공짜점심을 제공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조성된다..
5, 위험과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체제에서는 위험과 불확실성이 삽시간에 다방면으로 증폭되기 쉽다. 시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슬기롭게 극복하면 보다 큰 보상이 따르지만 대책 없이 덤비다가는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거시경제지표와 금융가격변수들의 공동변화 현상을 이야기하다보면, 불가피하게 같은 내용을 반복하여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