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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참치캔 섭취 기준치

  • 2015.04.03(금) 09:56

"수은 덩어리 참치캔을 먹으면 기형아를 낳는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수은 참치캔' 괴담이 불거져 나왔다. 미국 컨슈머리서치가 임산부에게 생선을 먹지 말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면서 부터다. 참치에 포함된 미량의 수은이 몸 안에 축적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수은 참치캔' 논란을 불식시키기에 급급했다. 국민 건강 보호는 뒷전이었다.

 

한 전문가는 "참치캔은 얼마든지 먹어도 좋다"는 식의 주장으로 일관했다. 메틸수은 함량이 높은 참다랑어를 원재료로 쓰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가다랑어를 원료로 참치캔을 만들어 허용 기준치를 밑돈다는 논리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국민들이 한 달에 100g짜리 참치캔 하나 정도를 먹고 있어 큰 문제될 게 없다"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과장되는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치캔 섭취기준'도 혼란스러웠다. 한 식품전공 교수는 "임산부가 매일 밥으로 참치캔을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섭취 허용량은 일주일에 21캔"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식품의약품 안전처의 권고 사항인 '주당 참치캔 3개 이하'와는 격차가 크다. 이마저도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내린 결과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참치캔 내에 들어 있는 참치 내용물을 대략 100~150g 수준으로 계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강정화 소비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참치만 먹는다고 극단적으로 가정해 계산한 결과로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며 "이런식으로 권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임산부 김모(34, 서울 강남구 논현동) 씨는 "참치캔을 무턱대고 마음껏 먹어도 좋다고 하면서 기준을 명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소비자입장에서는 더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정작 참치캔에 함유된 가다랑어보다 메틸수은 함량이 10배 정도 높은 참다랑어, 다금바리 등 대형생선에 대해서는 언급이 별로 없었다. 참다랑어와 다금바리 등 생선은 국내에서 횟감으로 인기가 많다. 

 

'몇 g까지 먹어도 된다'는 식의 (긍정적) 주장 또한 소비자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몇 g 이하로 먹으라'는 (부정적)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과 대조된다.

 

가이드라인은 소비자들에게 초과해서는 안되는 기준을 정해주는 것이다. 괴담으로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더욱 정확하고 과학적인 가이드라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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