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밤 소복히 내린 하얀눈이 가을 감나무에 맺힌 홍시를 뒤덮었다. '까치밥'을 찾아 날아온 까치 한마리가 눈덮힌 가을이 아쉬운 듯 주위를 맴돈다.
11월 끝자락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시기, 계절이 바꾸는 모습이 자연에서 나타나고 있다.
겨울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감상적인 시 한편을 소개한다.
기형도 作. 1982.
당신의 두 눈에
나지막한 등불이 켜지는 밤이면
그대여, 그것은 그리움이라 부르십시오
당신이 기다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람입니까, 눈(雪)입니까
아, 어쩌면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지요
손을 내미십시오
저는 언제나 당신 배경에
손을 뻗치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