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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국회 경제테마]⑥ '국회바라기' 부동산시장

  • 2013.09.09(월) 11:34

4·1 대책, 8·28 대책..핵심법안 통과돼야 시행
국토위·기재위·안행위 등에서 여야 전운

정부의 잇단 대책 발표에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관망 중이다. 그러면서 눈과 귀는 온통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해 있다.  부동산 시장이 해바라기가 아닌 '국회바라기'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가 올해 잇따라 내놓은 '4·1 부동산 종합대책'과 '8·28 전월세 안정화 대책'이 확정·시행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지는 9월 정기국회 결과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대부분에 반대하는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정부 대책을 받아들이고, 정부·여당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수용하는 '부동산 법안 빅딜'을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8월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참여정부 주택 정책…부동산 활성화 저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부동산 관련 법안은 모두 30여건인데, 시장 활성화의 핵심 내용인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과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주택법 개정안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에 해당한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놓고 여야는 4년 간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중인데,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폐지를 민주당은 "부자 위한 법 개정"이라며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무현 정권 당시 2004년 도입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2주택자는 주택 양도차익의 50%, 3주택자는 60%의 세율을 부과)를 놓고도 여야 입장은 똑같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과거 부동산 과열 시기에 만들어진 규제는 지금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맞지 않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는 부동산 정책의 핵심법안이라는 것.

 

한국주택협회 역시 "로또 1등 당첨자에게 부과되는 세율이 33%인데 다주택자에게 최고 양도소득세 60%의 세율을 부과하는 것은 징벌적"이라며 "민간임대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부자감세와 실효성을 문제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4·1 대책에 담겼던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도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리모델링 단지의 층수를 최대 3개 층, 가구수는 최대 15%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이는 여야가 정치적으로 크게 대립하지 않는 사안으로 이번에는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6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 실거래가의 1%, 6억~9억원은 2%, 9억원 초과는 3%의 취득세율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은 안전행정위에서 심의된다. 취득세는 지방자치단체 수입으로 잡히는 지방세인데, 정부 대책으로 줄어드는 지자체 세수를 어떻게 보전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러 쟁점 중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변수다. 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결사적으로 임하고 있는 법안인데, 정부, 여당은 시장 혼란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 與 "신속하게 처리하자"..野 "부자를 위한 부동산 정책"

 

새누리당은 주택 매매 활성화가 부동산 대책의 근본 처방이라는 입장. 따라서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취득세율 인하 등 4.1부동산 대책과 8.28 전월세 대책 법안 등 12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 국토위 새누리당 간사 강석호(사진) 의원은 "지난 6월 국회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영·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리모델링 수직 중축 허용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에 대해 여야가 합의했지만 결국 야당의 반대로 불발됐다"고 아쉬워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정기국회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신속하게 관련 법안 통과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주택 매매 활성화는 서민을 위한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며 '전월세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정부 대책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전월세 대책TF 위원장, 국회 국토위 소속 문병호(사진) 의원은 "정부가 전월세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부자감세·다주택자 지원정책을 재차 추진하는 것은 '부자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폐지 등 다주택자 세금을 깎아주는 게 어떻게 서민 주거안정 대책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상임위 차원이 아니라 당론으로 "서민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전월세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내놓은 대책인 전월세 상한제 등 서민 부동산 대책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전월세상한제와 새누리당의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규제완화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부동산 빅딜'이 주목을 받고 있다.

 

◇ '부동산 법안 빅딜' 가능할까


민주당은 새누리당 법안에 반대하는 대신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자동계약갱신 청구권 보장 ▲임대보증금 최우선 변제금액 상향조정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 쪽에서 '빅딜' 얘기가 처음 나왔다.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분양가 상한제 폐지 관련 법안에 민주당이 협조한다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상한제 도입 관련 법안도 수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래 새누리당은 전월세 상한제가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고, 임차료 상승 등 부작용을 우려하며 이를 반대했다.  나성린(사진) 제3정조위원장은 야당과의  빅딜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입장은 안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전월세난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빅딜 얘기가 슬그머니 다시 나오고 있다.

 

민주당 역시 아직까지 지도부는 부정적이다. 장병완(사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개별 법안을 맞바꾸는 식의 딜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에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부동산, 건설 경기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면서 "정부·여당의 부동산 대책을 받고 우리 당론인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관철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여야가 협상테이블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들 중 어떤 법안을 서로 주고 받느냐에 따라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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