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나오유키 요시노 ADB 연구소장이 비즈니스워치 국제경제 세미나에서 '아베노믹스와 일본경제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 = 이명근 기자) |
11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주최한 국제경제 세미나 '위기의 한국경제,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에 참석한 요시노 소장은 “일본은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요시노 소장은 “일본이 돈을 많이 풀었는데도 금리가 어느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서방에선 일본이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기업의 투자수익률이 감소했기 때문이지, 일본의 통화정책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떨어져도 기업의 민간 투자는 가속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시노 소장은 아베노믹스가 쏜 첫 번째 화살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91년 버블이 터진 이후 GDP는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며 “최근 경기가 살아난 것은 아베노믹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유지하면서, 기업들은 물건을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2%가 최적의 인플레이션 수준인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요시노 소장은 아베노믹스의 두 번째(재정확대)와 세 번째(구조개혁) 화살이 성과를 얻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 노령화와 지방정부 지원 탓에 재정적자 상태”라며 “재정 적자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재정 건전성을 만들기 위해선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전략을 찾아야 하는 세 번째 화살은 구조를 바꿔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요시노 소장은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고령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GDP를 인구로 나눈 수치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GDP를 노동인구로 나눈 수치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은퇴연령이 많아지고, 청소년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임금체계를 능력에 따라 바꾸고, 노령 인구도 일할 수 있는 노동개혁을 요구했다. 요시노 소장은 “현재 취업은 학교를 졸업한 이들에게만 열려있지, 노인들의 일자리 시장은 없다”며 “결국 노령인구 부양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성을 기반으로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시노 시장은 “일본 정부의 지출 중 사회복지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교육 지출은 6%에 불과하다”며 “노인들도 계속 일을 하면 사회복지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본 재정적자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지만, 그리스와 같이 파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리스 국공채의 70%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은 국공채의 92%를 일본 은행과 연기금 등이 보유하고 있다”며 ‘안전장치’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