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일본의 실패에서 배우는 한국 경제 생존법

  • 2015.09.11(금) 18:26

비즈니스워치 주최 국제경제세미나 시즌5
노동·연금개혁 필수..韓은 아직 시간 충분해
韓기업들, 글로벌 트렌드 읽고 혁신 지속해야

"일을 할 수 있는 노동인구를 늘려라"
"일본은 늦었지만 한국은 연금개혁할 시간이 충분하다"
"한국 기업도 혁신과 신제품으로 맞서라"

 

11일 서울 63빌딩에서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열린 '위기의 한국경제,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보하지 않기 위해서는 강한 개혁과 혁신을 주문했다.

 

일자리를 단순히 늘리기보다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노동인구를 늘려야 하고 연금개혁도 이미 늦은 일본에 비해 아직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다는 조언이다. 한국 기업들도 위기에서 살아남은 일본 기업처럼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성장과 불황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잃어버린 20년을 이겨낸 일본의 경험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이 됐다. 최근 아베노믹스와 엔저 바람을 타고 불황을 탈피 중인 일본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며 250명 가까운 청중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늘려라

 

일본의 장기 불황 요인으로 고령화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역시 급속도로 고령화 시대로 빠져들고 있다.

 

고령화의 가장 큰 함정은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1인당 부양인구가 늘어나고 절대적인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일본의 가장 큰 문제를 고령화로 지적한 나오유키 요시노 ADB(아시아개발은행) 연구소 소장도  "일본의 경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노동인구 당 GDP는 한동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며 "노동인구가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청소년 수가 줄어들고 은퇴연령이 늘어나면서 노령인구의 일자리 시장이 없다며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노동인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로봇의 도움을 받아 노령인구의 일자리를 만들거나 여성의 노동 참여 등이 중요하다며 생산성을 기반으로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히로 이호리 교수 일본 국립 정책연구대학원(GRIPS) 교수도 "단순히 노인 고용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보조금 등의 혜택을 통해 노인고용을 장려하고, 노인들이 계속 고용시장에 남도록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 11일 나오유키 요시노 ADB 연구소장이 비즈니스워치 국제경제 세미나에서 '아베노믹스와 일본경제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 = 이명근 기자)


 

◇ 연금개혁, 한국엔 아직 시간이 있다

 

고령화는 연금개혁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2015년 현재 한국도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시히로 이호리 교수는 일본의 전례를 통해 한국에 신속한 연금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2020년에는 일본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0.57%로 전환하게 된다"며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GDP  대비 부채 비율을 170%로 고정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더 많이 거둬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하락하면서 더 악영향을 주고 생산성이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연금개혁을 필수로 들었다. 그는 보편화돼 있는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고 DC 방식이 DB방식보다 유리하지만 세대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개인 계좌를 통한 펀딩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20~60세를 기여기간으로, 60~80세를 기여기간으로 해 초기 고령화 연금은 개인계좌 기반의 민영연금을 통해 조달하고 후기 고령자 소수에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젊은 세대들의 삶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일본은 이미 고령화가 진행돼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이런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GDP가 훨씬 높지만 연금 혜택은 한국만 못하다"며 "한국의 연금개혁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큰 도전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비즈니스워치 국제경제세미나-시즌5 '위기의 한국 경제,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한국 기업들, 일본과 같은 듯 다른 혁신 필요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동안 많은 일본 기업들이 도산했지만 위기를 극복한 기업들은 살아남았다. 이들은 아베노믹스로 불고 있는 엔저바람을 타고 한국 기업들을 더욱 위협 중이다. 역풍을 맞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살아남은 일본 기업들처럼 혁신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쏟아졌다.

 

정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일본 기업의 위기극복 사례와 전략'을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의 혁신을 주문했다.

 

정 본부장은 M&A를 통해 신기술과 신시장을 확보한 니덱과 새로운 시장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닛토,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패션을 선도한 유니클로 등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혁신을 계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일본처럼 내수가 크지 않기 때문에 주력 제조업이 중요하며 수출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고 글로벌 신제품의 창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먼 미래를 좇기보다 글로벌 트렌드를 잘 파악해 기초기술을 선택적으로 선택하고 응용하기 쉬운 분야를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수가 작은 만큼 일본과 달리 많은 신흥국을 활용하는 선순환 능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