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주최한 국제경제 세미나 '위기의 한국경제,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에 참석한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런 질문으로 주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성장해 온 과정과 최근들어 고전하고 있는 현상들을 유심히 봐야한다"며 "일본의 사례를 비판적으로 보고 벤치마킹해 차별화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도 같은 길을 걷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일본 기업의 성장 둔화 원인에 대해 크게 3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생산방식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그는 "제조업의 샹산 방식은 이제 IT화와 글로벌화로 변화하고 있다"며 "제조업의 트렌드 변화로 일본 기업들이 과거와 같은 성장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11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주최한 국제경제 세미나 '위기의 한국경제, 일본의 경험에서 배우자'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그는 "우리나라도 제조업이 IoT 등 각 산업에서 IT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IT산업을 매개로 한 융합기술이 부각될 것이다. 앞으로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업, 자동차 등 제조업까지 IT가 파고들 것이다. 이를 유념해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융합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시스템화 능력을 갖춰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파워 확장을 고민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합친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여러 산업에서 융합이 이뤄지므로 산업의 변화를 신속하게 포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그동안 지녀왔던 성장 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점도 일본 기업의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그동아 미국과 선진국을 따라잡는 방식으로 성장했지만 80년대 들어서면서 그런 전략은 끝났다"면서 "일본은 80, 90년대에 기초 기술에 전념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미국은 이미 이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기업이나 국가가 역량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의 혁신에 대응할 수 없다"며 "근대식의 일사불란함만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혁신을 이끌어갈 수 없고 혁신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기본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과학기술과 기초기술에만 집중해서는 않된다"면사 "우리나라는 너무 먼 미래의 기초기술에 투자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고 응용하기 쉬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내수 위주의 성장 전략, 이에 따른 신흥국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족도 일본 기업의 성장 둔화 원인으로 봤다. 이 위원은 "일본은 우리보다 내수가 크다"며 "그래서 내수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해왔고 나머지를 신흥국 고소득층에 판매했다. 이 때문에 과거 일본의 시각은 좁았다. 일본사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에 치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현지 기업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이를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인텔의 예를 들며 "내수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흥국의 시장 잠재력을 잘 활용하고 신흥국 기업과 협력해야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핵심 칩의 기술은 유지한 채 그 이외의 기술을 공개하고 대만 업체들에게 하청을 줬다. 인텔의 기술을 바탕으로 대만 업체들은 성장했고 이는 곧 인텔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 기업도 그동안 성장을 거듭하면서 일정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이제는 그 경쟁력의 원천이 어디인지를 파악하고 융합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기업 내부에 있는 역량을 잘 융합해 제품화 해야 한다"면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핵심 역량을 시스템에 의거해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