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시·도지사 등 총 4016명이 국민의 소중한 표를 받아 당선됐다. 당선자의 공식 임기 시작은 다음달 1일이다. 당선자는 선거기간 유권자에게 강조한 공약이 있다. 이것만은 꼭 실천할 것이니 지지해달라는 약속이다.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유권자의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 당선자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갈지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 선거가 끝난 지금 당선자들의 공약집을 다시 열어봐야 하는 이유다. [편집자]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은 총 1546개. 이를 실천하기 위해 드는 돈은 총 205조4879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달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분석하기 위한 질의서를 보내고 각 후보들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답변서에는 자신의 임기 동안 실천한 공약의 개수와 이를 실행하는 데 드는 비용, 10대 핵심공약을 내세운 이유와 목표, 이행 기간, 재원조달방법 등이 담겨있다.
비즈니스워치가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의 답변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공약 개수를 기재하지 않은 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자를 제외한 16명의 광역단체장들은 국가사업 공약 283개, 자체사업 공약 1263개 등 총 1546개의 공약을 유권자에게 약속했다. 국가사업은 국가주도, 자체사업은 각 지자체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보통 유권자들이 받는 선거공보물에는 핵심 공약만 담긴다. 따라서 유권자 본인이 투표한 광역단체장의 공약이 총 몇 개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는 선거공약집에도 나오지 않는다. 매니페스토본부가 받은 답변서에도 10대 핵심공약과 총 공약 개수만 적혀 있어 전체 공약이 무엇인지 세부 확인이 어렵다.
양승조 당선자를 제외한 16명 단체장 중 가장 많은 공약을 제시한 사람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당선자다. 국가사업 13개, 자체사업 203개로 총 216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다음으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200개),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당선자(140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131개), 송하진 전북도지사 당선자(111개) 순이다.
공약 이행에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밝힌 사람은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자다. 자신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총 소요 재원으로 34조2189억원을 기재했다. 다음으로 권영진 대구광역시장(30조4219억원),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당선자(22조5600억원), 이시종 충청북도지사(20조) 순이다.
재선의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은 총 80개의 공약을 내걸었지만 공약이행을 위해 얼마나 돈이 필요한지는 기재하지 않았다. 10대 핵심공약에 대한 예산추계도 적지 않았다. 국비, 시비, 민자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추상적인 내용만 기재해 이춘희 시장이 공약 이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할지 추정이 불가능하다.
17명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의 10대 핵심공약만 추려 분석한 결과 임기 내 추진하겠다는 공약 개수는 총 162건이다. 반면 임기 후에 실천하겠다는 공약도 14건이나 있었다. 사업 시기는 장기가 93건, 중기가 73건, 단기가 32건이다. 이미 진행중인 사업을 이행하는 공약(48건)보다 신규로 추진하겠다는 공약이 133건으로 더 많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당선된 사람들이 전임자와는 다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많이 제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