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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미·중 전쟁, 국제 무역 질서가 바뀐다"

  • 2020.02.26(수) 16:00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연
중국 정부의 산업 보조금에 대한 불공정 경쟁 지적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미·중 경제 전쟁은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는 서막입니다. 1~2년 안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10년 가까이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고 중요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26일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0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미·중 경제전쟁 시대의 의미와 도전'을 주제로 강연한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경제 전쟁에 대한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 연구위원은 "미·중 협상을 생중계 보듯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 전쟁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지, 국제 무역 질서를 앞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향후 미국과 중국 중 어디가 이기는지가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 연구위원은 현재의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을 경기장에 비유했다. 과거에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라는 네트를 두고 경기하는 배구 경기장이었다면 지금은 네트가 아니라 이종격투기 링 안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제한 경기를 하는 행태로 변모했다고 봤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은 룰이 바뀌고 종목이 바뀐 셈이다. 

◇ 미·중 분쟁, 시작은 중국의 국유기업 체제

미·중 경제 분쟁의 원인은 중국의 시진핑 체제가 먼저 만들었다고 지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지 연구위원은 "시진핑 체제는 중국이 중국의 길을 가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함의는 중국의 국유기업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라며 "과거에는 국유 기업은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으로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지만 시진핑 이후 중국 국유기업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춘 500대 기업 중에서 중국 기업은 199개, 미국은 121개다.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중국 기업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지금도 세계 글로벌 플레이어의 4분의 1이 중국 기업이다. 

지 연구위원은 "중국 기업은 약 90%가 국유기업"이라며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인데,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클린턴 정부 때는 중국을 협력 파트너로, 부시 정부 때는 책임 있는 이해 관계자로, 오바마 정부 때부터는 전략적 견제로 미국의 태도는 바뀌고 있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경제 문제가 아닌 미국의 안보와 패권 문제를 표면화한 것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높아진 불확실성·'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대두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변화에 대한 충격으로 지 연구위원은 전 세계 경제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자유무역이 쇠퇴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기업들은 5년 후의 미래를 전망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략적 대규모 투자를 어려워한다"면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분기에 기업의 경영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불확실성이 모든 국가에서 압도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G20에서 앞으로의 무역은 자유무역이 아니라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던 말"이라면서 "하지만 공정한 무역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합의된 부분이 아니며 강대국이 공정하다, 불공정하다 판단할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공정한 무역에 대한 글로벌 컨센서스가 없다면 이는 자칫 보호무역이 될 수 있으며 자유무역을 침해하게 된다고 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이어 더 중요한 변화로 지난달 14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산업 보조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WTO의 개혁 방안에 대한 공동 선언'을 발표한 것을 꼽았다. 이 선언에는 중국의 국유기업, 사회주의 체제를 어떻게 규율할 수 있을지와 산업 보조금을 강화한 중국 국유기업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정부의 산업 보조금을 금지하는 항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지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wait and see(기다리고 지켜본다)'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see'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기다리면서 뭔가를 봐야 하고 캐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언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의사결정을 미루려고 하는 것은 답이 아니고 이 상황이 오래 갈 수도 있다"면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파트너 리스크에도 주의하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중간의 분쟁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건 화웨이처럼 어떤 기업이 어떤 곳에서 비즈니스를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파트너 리스크를 주의하는 것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정하거나 투자할 때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도 산업을 보조하고 있지만 대부분 군수산업을 통한 보조가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도 군수, 방위 산업 방식의 보조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 보조금이 아니라 국방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좋은 가격에 제공하면 이는 공개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도, 한국도 이러한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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