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달궈진 수도권 전세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외곽으로까지 가격 상승세가 번져나가고 있다.
8.28 전월세 대책이 나온 이후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하며 매매 및 분양시장에 활기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세시장은 '수요과잉-공급부족'의 불균형이 풀리지 않고 있다.
그나마 내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에 3만6000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입주해 물량 부족을 덜어줄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물량 공급 효과가 얼마나 될지 시장에서는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 "추석 이후에도 전세난 안 풀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셋값 상승세는 추석 연휴가 지난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추석을 연휴 전 서둘러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이어졌지만 전세매물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서울을 중심으로 불안한 전세 시장 흐름이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15일 설명했다.
부동산114(r114.com)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0.23%), 신도시(0.11%), 수도권(0.10%)에서 모두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세입자의 일부 매매 전환에도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는 ▲구로(0.42%) ▲도봉(0.41%) ▲노원(0.37%) ▲송파(0.35%) ▲성동(0.34%) ▲마포(0.31%) ▲광진(0.30%) ▲동작(0.30%) 순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신도시는 ▲평촌(0.15%) ▲분당(0.12%) ▲중동(0.11%) ▲일산(0.09%) ▲산본(0.07%) 순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0.20%의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의왕(0.15%) ▲고양(0.12%) ▲수원(0.11%) ▲과천(0.10%) 등이 전세가격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서울에서 ▲송파(0.12%) ▲동대문(0.12%) ▲양천(0.07%) ▲강남(0.06%) 등이 두드러졌다. 신도시 가운데는 산본(0.05%) 수도권 중에서는 안양(0.06%)이 비교적 상승폭이 컸다.
◇ 전국 입주 8만1255가구..수도권은 절반 안돼
국토교통부는 내달부터 연말까지 전국 입주예정 아파트가 총 8만1255가구로 집계됐다고 밝히며 "이 물량이 가을철 전월세 가격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입주자가 확정돼 있는 신규물량이 전세난 해갈에 보탬이 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은 전체의 절반도 되지 못하고 상당수는 입주자가 확정된 지 한참 된 아파트다.
현재 전세 수요에서 제외된 이들에게 공급되는 물량이기 때문에 물량 확대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역별 규모별 아파트 입주 물량(자료: 국토교통부) |
월별 입주아파트는 10월 2만1968가구, 11월 2만5283가구, 12월 3만4000가구 등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이 3만6449가구(서울 9609가구)로 전체의 44.9%이며, 지방은 4만4806가구다.
서울에서는 다음달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분양·임대주택이 대거 준공된다. 이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위례신도시 2949가구와 서울 신내지구(1891가구), 김포한강(1498가구), 수원 광교(1702가구) 등에서 입주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