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 짓는 족족 팔린다
경남기업은 ‘거제 경남아너스빌’(총 1030가구) 분양홍보관 문을 연 지 10일만인 지난 23일 일반분양분 303가구를 완판했다. 거제시 사능면 사곡리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 배후주거지로 꼽힌다. 단지에서 삼성중공업 후문까지는 차량으로 10분 정도 걸린다. 계약자의 80% 이상이 삼성중공업 및 협력업체 종사자들이다.
이에 앞서 거제 옥포동에서 대림산업 계열사 삼호가 분양한 ‘e편한세상 옥포’ 역시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몰리며 평균 청약 경쟁률 49.01대 1을 기록했다. 옥포동 I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당첨자가 발표된 후 분양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전화통에 불이났다”며 “현재 프리미엄(웃돈)이 많게는 8000만원까지 붙었다”고 설명했다.
▲ 거제 옥포 e편한세상 재건축 현장 |
거제시 분양시장이 달아오른 이유는 조선소 종사자들이 거주할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거제 주민의 80% 이상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계 종사자들이다. 지난해 거제시 인구는 24만2077명으로 전년보다 3000여명 정도 줄었으나 올해는 25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종사자들을 포함하면 3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2012년 기준 주택보급률은 103.9%로 100%를 넘었지만 집계되지 않은 근로자들이나 외국인들을 감안하면 주택이 부족한 실정이다. 거제시 고현동 S공인 관계자는 “분양 물량이 나오기만 하면 직원들에게 사택을 제공하려는 회사, 외국인에게 임대하려는 투자자, 실수요자들이 모두 몰린다”며 "현재 사업승인을 받고 대기중인 물량이 5300여가구 가량 되는데 이 정도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 창원, 외곽·도심 모두 활기
창원은 분양과 매매시장 모두 양호한 편이다. 지난 19일 중흥건설이 창원 자은3지구에서 분양한 ‘중흥 S-클래스’와 현대건설이 감계지구에서 분양한 ‘감계 힐스테이트 4차’는 모두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진해구 풍호동에 들어서는 대우건설의 ‘창원 마린 푸르지오’도 분양을 완료했다.
신규분양 아파트는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중흥-S클래스 800만원 중후반, 감계 힐스테이트 4차 850만원, 마린 푸르지오는 800만원 선이다.
도심지역 주택시장 역시 중·장년 세대의 수요로 활기를 띠고 있다. 내달 분양 예정인 포스코건설의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가음정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것으로 시장의 관심이 크다. 창원시 상남동 J공인 관계자는 “시장에선 센트럴파크의 분양가를 1200만~1250만원 선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도심지역 아파트 수요가 많아 1300만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위해 주민들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용지 주공아파트는 지난 4월 51.67㎡가 3억1100만원에 거래되며 전년 동기대비 3200만원 뛰었다. 신월 주공의 경우 지난 5월 51.02㎡가 2억4000만원에 팔려 1년 만에 1200만원이 올랐다.
신월동 K공인 관계자는 “가음정동 주공에 이어 용지 주공1단지가 재건축에 힘입어 가격이 급등하자 신월동 주공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신월 주공의 평당 매매가(1600만원)는 높은 수준이지만 충분히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물이 나오면 수요자가 바로 달려든다”고 설명했다.
용호동 S공인 대표는 “창원은 아파트 물량이 부족한 편은 아니지만 주택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싸면서도 새 아파트를 찾는 젊은 층은 신규 분양물량이 있는 외곽으로, 외곽에 있던 중·장년층은 자녀가 성장하며 교육환경과 생활 인프라가 좋은 도심지역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