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핫 플레이스]SK건설, 캐나다 오일샌드 혁명의 '주인공'

  • 2014.12.02(화) 09:28

세계 최대규모 오일샌드 플랜트 단독 수주
1680억 배럴 캐나다 오일샌드 시장 공략

건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아파트를 짓고 다리를 놓고 공장을 건설한다. 이런 피조물에는 건설인의 피와 땀이 녹아 있다. 올해도 건설사들은 국내외 현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풍성하게 수확했다. 올해 가장 관심을 끈 분양 현장, 지도를 바꾼 해외 사업장, 주목할 만한 건축 및 토목 구조물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그 동안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중동 산유국들의 독무대였다. 산유국들의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시장 상황에 따라 원유 생산량을 조절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OPEC의 영향력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국제 석유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예전처럼 쉽게 감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 전통자원인 미국 셰일자원과 캐나다 오일샌드 등의 생산량이 늘고 있어 에너지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어서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개발의 중심에는 SK건설이 있다. SK건설은 지난 8월 캐나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캐나다 최대 석유생산업체인 선코, 텍크, 프랑스의 토탈 등이 공동으로 투자한 파트너십 회사인 포트힐스에너지(Fort Hills Energy L.P)가 발주한 사업이다. 발주 금액만 25억5000만달러(2조6000억원)에 달한다.

 

◇ 7년간의 결실.. 신기술 적용

 

SK건설은 지난 2007년부터 오일샌드 플랜트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첫 성과물은 2012년 캐나다 허스키 오일샌드 프로젝트다. 당시 SK건설은 2600만 달러 규모의 기본설계와 모듈공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이어 작년 3월에는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를 시작해 1년 만에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SK건설은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 플랜트 공사를 따낼 수 있었다. SK건설 관계자는 “포트힐스에너지는 SK건설이 시공했던 울산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와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 콤플렉스를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시공 및 안전관리 역량을 철저히 검증했다”며 “앞선 기본설계 시행 등의 경험과 함께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 캐나다 포트힐스 프로젝트 위치도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는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포트힐스 광구에 묻혀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해 하루 18만 배럴의 비투멘을 생산하는 추출시설을 만드는 공사다. 비투멘은 점성질의 초중질 원유다.

 

포트힐스 광구에는 30억 배럴의 비투멘이 매장돼 있어 50년 이상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K건설은 이 플랜트에 비투멘을 추출하는 신기술을 도입한다. 기존에는 비투멘을 추출할 때 용매로 나프타를 사용했지만 이 플랜트는 고온의 파라핀을 용매로 쓴다. 이 기술은 프로젝트를 발주한 포트힐스에너지의 투자처 중 하나인 선코가 캐나다 등 오일샌드 산유국에서 특허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SK건설이 고온의 파라핀을 선택한 이유는 용매의 온도가 낮으면 처리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일 생산량을 맞추려면 분리기(Settler) 등 많은 플랜트 설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고온의 파라핀을 사용하면 설비 투입비용은 줄이고 비투멘의 시장성과 순도는 높일 수 있다. 기존에는 고온의 파라핀이 민감한 휘발성 물질이라 안전성 문제로 사용되지 않았다.

 

▲ SK건설이 시공하는 포트힐스 프로젝트 플랜트에는 고온의 파라핀을 용매로 사용하는 신기술이 적용된다.

 

고온의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정이라 안전기준도 까다롭다. SK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화재 등 안전기준을 적용했고, 공정상에서 비투멘 슬러리(고체입자)가 일으키는 부품마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펌프와 밸브 타입까지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 캐나다 오일샌드 시장 공략 본격화

 

캐나다의 오일샌드 매장량은 1680억 배럴로 추정된다. 전 세계 전통 석유 매장량의 12% 수준이다. 캐나다에서 정제된 대부분의 비투멘은 북미대륙을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판매된다.

 

오일샌드는 일반 석유보다 채굴과 정제비용이 비싸 개발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채굴기술이 발전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고, 2010년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 당 80달러를 꾸준히 웃돌면서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일반적으로 오일샌드 개발에는 배럴 당 20~25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외의 유통과 정제 등 채산성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가 70달러 이상이면 오일샌드의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 간의 에너지 전쟁에 불이 붙으며 국제유가는 6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셰일혁명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것이어서 캐나다의 오일샌드 사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0년 캐나다에서 하루 생산되는 오일샌드는 160만 배럴이었는데 해마다 8%씩 성장하고 있어 2017년에는 27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 발주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오일생산자협회(CAPP)에 따르면 오일샌드 관련 투자는 2010년 35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74억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SK건설은 FEED를 수행했던 발주처를 중심으로 추가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트힐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향후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커진다.

 

SK건설 관계자는 “설계 최적화를 통해 발주처의 투자비를 줄이고 무사고와 공기준수 등을 통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발주처의 신뢰를 확보한다면 향후 프로젝트 추가 수주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일샌드와 셰일자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기존의 전통 석유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비 전통 석유자원인 오일샌드와 셰일자원(셰일오일 및 셰일가스) 개발이 한창이다. 오일샌드는 액체 상태인 일반 오일과 달리 석유가 점토와 모래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 주에 매장량이 집중돼 있다. 
오일샌드는 매장된 위치가 깊지 않아 채굴은 쉽지만 모래로부터 석유 성분을 분리해내기 어려워 생산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고유가가 지속되고 분리공정 기술이 개발되면서 채굴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자원인 셰일오일은 셰일층(유기물을 함유한 암석)에서 뽑아내는 원유다. 셰일오일은 셰일층 안에 갇혀 있어 수직 및 수평 시추, 수압파쇄 등 기술이 필요해 생산단가가 전통 원유보다 높다. 셰일오일 역시 고유가 행진이 이어져 미국에서 개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