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을미년 신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모두 공직자로서 자신에게 엄정해지고 잘못된 관행과 타성을 끊어버리기 바란다"는 뼈있는 주문을 내놨다.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공정성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서 장관은 국토부가 31일 미리 배포한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난 연말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업무를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불신과 큰 실망을 드린 일이 있었다"며 "올 한 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무엇보다 추락한 우리 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신뢰는 정책의 효과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듯, 신뢰를 잃은 정부는 국민의 호응이 없어 정책의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고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을 조정할 힘도 가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정상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 시장 정상화의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며 "특히 연말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장 정상화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민 주거복지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주거 부담을 낮추고 주거 불안을 덜어주는 것도 경제 활력을 살리는 지름길"이라며 "집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내수 기반이 확보되고 경제 회복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전월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기업형 민간임대 시장을 육성하는 등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공급 방식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오는 1월2일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시무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희망찬 을미(乙未)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우리는 편안한 국민 생활과 활발한 기업 활동을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을 추진했으며, 규제 품질까지 고려하는 ‘규제총점관리제’를 도입함으로써 규제가 가장 많은 부처라는 오명을 벗고 규제 개혁을 선도하는 부처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택시장 정상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 주택 매매 거래량이 지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택건설 인허가를 포함한 주택 투자도 크게 증가하는 등 시장 정상화의 초입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특히, 연말에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장 정상화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강소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가 직접 지정하는 도시첨단산업단지도 시작되어 우리 제조업의 미래를 밝히고 있으며, 세종시, 혁신도시, 새만금 등 지역의 거점을 개발하고 주변 도시까지 동반 성장하도록 하는 지역개발 사업도 본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43%를 차지하는 우리 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는 과감한 사업 조정과 자산 매각,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중장기 전망 대비 23조원 가까이 감축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수도권 광역버스 좌석제가 초기 시행과정에서 다소 혼란이 있었으나 점진적으로 정착되고 있으며, 물류단지 총량제 폐지와 자동차 연비 관리 일원화, 수서고속철도(주) 출범 등 교통과 철도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는 많은 안타까운 사고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안전의 중요성이 부각된 해였습니다. 이에 재난대응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여, 골든타임에 필요한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도로교통 사망자가 4천8백 명 이하로 감소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성과였습니다. 그동안 우리 부는 졸음쉼터 등 안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함과 동시에 국민 의식을 전환하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왔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에 승용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도로교통 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올해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본격화하는 첫 해입니다. 어렵게 되살린 경기회복의 불씨를 키우고 기대감을 확산하는데 역랑을 집중하도록 합시다. 경제지표나 수치, 통계로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의 실제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체감적인 성과를 내야 합니다.
올해 우리가 중점을 두어야 할 정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덩어리·핵심 과제 위주로 규제를 감축하고 폐지해야 합니다. 규제 개혁에는 중단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규제 개혁이 꾸준해야 민간의 풍부한 유동성이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와 함께 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확대하고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가시화되도록 지역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는 등 지역발전 동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이미 성장 단계를 지나 쇠퇴한 도심은 도시재생을 통해 활력을 되찾아주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주거 부담을 낮춰드리고 주거 불안을 덜어드리는 것도 경제에 활력을 살리는 지름길입니다. 집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내수의 기반이 확보되고 경제 회복에 탄력이 붙을 수 있습니다.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전월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기업형 민간임대 시장을 육성하는 등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공급 방식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생활을 더욱 안전하게 하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안전은 인간의 기본 욕구이자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기본 권리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공동체가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가기 위하여 보장되어야 할 전제 조건이기도 합니다. 국민 개개인의 생활과 활동이 위축되면 결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일상생활 터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굴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합시다.
올해는 3월 호남 고속철도 1단계 개통과 고속철도 포항 직결선 연결 등 굵직굵직한 철도 사업이 예정되어 있어 국가의 광역 교통 네트워크 구축이 가시화되는 해입니다. 우리 국토의 효과적 연결을 통해 국민 생활의 편의성과 물류의 효율성,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국가적으로 올해는 광복과 분단 70년이 되는 해로, 우리 현대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입니다. 정부가 연말에 남북 대화를 제의했듯이 남북 관계 변화를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이 예상되고 국민들의 관심도 증가할 것인 만큼, 변화되는 정세에 부응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사전 대비가 필요합니다.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올해는 국토교통부가 새롭게 출범한 지 3년째입니다. 낯설고 불편했던 세종시에서의 생활도 이제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이 열과 성을 다해주신 결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 등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개선의 효과를 경제 활동 주체인 국민과 기업들이 체감하기에는 시차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성과가 국민과 기업의 체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하고 정교한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합시다.
올해는 무엇보다 추락한 우리 부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신뢰는 정책의 효과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신뢰를 잃은 정부는 국민의 호응이 없어 정책의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려우며,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을 조정할 힘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 연말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업무를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불신과 큰 실망을 드린 일이 있었습니다. 올 한 해 우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조직의 혁신과 병행하여 직원 한 분 한 분 모두 공직자로서 자신에게 엄정해지시고 잘못된 관행과 타성을 끊어버리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여러분에게 “마음의 시력을 강화시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을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본질을 읽으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진정한 공직자입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 우리의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일은 모두 실무에는 밝지만 마음의 시력은 약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양의 해입니다. 양은 겉보기에는 유순하고 힘없는 동물 같지만, 일단 무리를 지으면 우직하게 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모아 나아가는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의 올곧음과 ‘마부위침(磨斧爲針)’의 정성으로 우리 부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을 위해 나아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