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성물산이 합병 후 첫 실적을 내놨다.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은 초라했다. 특히 건설부문에서는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이 튀어나왔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해외 토목·플랜트 현장 부실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재표 기준 영업이익이 68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3조5393억원, 순이익은 2조8053억원을 기록했다.
통합 삼성물산의 이번 실적은 지난 9월1일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 이후 처음 나온 분기 실적이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인 옛 제일모직의 3분기(7~9월) 실적과 옛 삼성물산의 9월 실적을 집계한 것이 실적으로 공시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전년동기나 직전분기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순이익이 3조원에 육박하는 것은 합병 이후 회계처리 과정에서 바이오 사업이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발생한 처분이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3분기 실적 전체를 합산한 실적은 매출 7조8430억원에 영업손실 243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옛 삼성물산 상사부문에서는 3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건설부문은 매출 3조4680억원에 영업손실이 2960억원으로 나타났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업부별 실적 |
건설부문의 사업분야별 매출은 빌딩사업부는 직전분기보다 26.4% 많은 1조2640억원을 기록했지만 토목(Civil)사업부는 매출이 직전 분기 1조1350억원에서 8090억원으로 28.7% 급감했다.
토목 매출 급감은 주력 해외 토목현장인 호주 '로이힐 철광 철도시설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로이힐은 국내 건설업계 해외 자원 인프라 분야 사상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인 58억5000만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한 동안 삼성물산의 매출 증대를 이끌어온 효자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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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준공시기가 다가오면서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지난 분기 15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나타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현장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지체상금이 확정되면서 적자 규모가 커졌다.
한 증권사 건설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로이힐은 수주 당시부터 덤핑 논란 등과 함께 수익성 우려가 많았던 현장"이라며 "특히 사업 규모가 사상 최대수준인 만큼 준공시점에 확정될 손실 규모가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8조578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인 15조6800억원 대비 달성률은 54.7%에 그쳤다. 국내 수주가 3조5650억원이었고 해외 수주는 5조130억원을 기록했다.
▲ 통합 삼성물산 사업부문별 실적. 9월 합병 이전 기간의 옛 삼성물산 실적을 단순 합산해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