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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공덕·상수' 마포 집값 줄줄이 고공행진

  • 2016.08.23(화) 16:59

실거주 세입자들 매매전환 수요 많아
새 아파트 전셋값 높아지자 옆동네 '매수'

"보통 7~8월이 부동산 거래가 끊기는 '비수기'인데 올해는 꾸준히 거래가 됐어요. 이 동네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으니까 세입자들도 전세금에 1억원 정도 더 대출받아서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죠"(서울 마포구 아현동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마포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남다르다. 월별로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서울 지역 평균치를 밑돈 적이 없다. 강남권 집값 변동이 재건축 경기에 따라 들쭉날쭉한 것과는 다르다. 꾸준한 실수요와 함께 강북 지역에서도 가장 '핫'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마포 지역의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전월대비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서울 평균보다 0.1%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전월보다 0.54% 오른 지난 7월의 경우 마포는 0.66% 올랐다.

 

전세가격이 워낙 빠르게 오르고, 전세가율도 높다보니 이 지역 전세 세입자 중 아예 집을 사 눌러앉는 이들이 많은 것이 가장 큰 배경이라는 인근 중개업소 전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마포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서울 평균(70.55%)보다 훨씬 높은 78.88%다.

 

공덕동 B공인 관계자는 "높은 전세금에 치인 신혼부부와 직장인들이 마포 지역 매매 실수요자로 나서고 있다"며 "새 아파트가 들어선 뒤 주변 단지 매맷값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전경./유태영 기자 argos@

 

활발한 거래와 함께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는 건 재건축·재개발로 들어선 새 아파트다. 2014년 준공된 3885가구 규모의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다음달이면 입주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된다.

   

이 단지는 통상 전세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는 점과 양도소득세 비과세(1주택) 시점이 보유 후 2년인 점 때문에 '가계약'을 통한 거래가 활발하다. 세입자가 집을 사겠다고 미리 가계약을 체결한 후 입주 2년 시점 이후 본계약, 잔금 납부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아파트는 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지난 4월 전용 84㎡ 물건이 7억9000만원(24층)에 거래됐는데 층과 면적이 같은 물건이 지난달 초에 8억6500만원까지 올라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59㎡의 경우 매맷값과 전셋값 차이가 1억~1억3000만원 정도"라며 "이 돈을 대출받아 집을 살 경우 연 3% 수준의 이자로 월 25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해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덕 래미안 3~5차와 같은 기존 단지들도 매매가 활발하다. 공덕동 T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전셋값이 크게 오른 뒤 이 단지 기존 전세금을 들고 공덕동 쪽으로 옮겨와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상수동 일대의 경우 주변 개발 호재 효과가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상수동 래미안 밤섬 리베뉴1·2차의 경우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발전소) 지하화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이 꾸준히 값이 오르다 최근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리베뉴 2차 전용 84㎡는 지난 4월 8억2000만원(12층)에 거래됐고, 지난달에는 8억5000만원(20층)에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에는 한강이 보이는 전용 84㎡ 매물의 경우 호가가 9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 접근성과 편리한 교통 여건, 한강 조망 등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이 있기 때문에 마포 집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마포 지역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은 분양 때 고분양가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이미 분양가보다 높은 값으로 시세가 형성됐다"며 "실거주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처럼 요동치지 않고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당인리 발전소 자리에 들어서는 서울화력본부 에너지파크 조감도(자료: 한국중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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