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약 실현을 위해 조직을 개편해 '도시재생사업기획단'을 새로 설치한다. 또 도시재생 과정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한편 기존 주민과 상인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은 26일 국토부 업무보고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도시재생기획단에 대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보편적 공간 복지를 위해 낡고 쇠퇴한 도시를 혁신 공간으로 재창조하 사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서울의 한 노후주택 밀집지역. /이명근 기자 qwe123@ |
문 대통령은 매년 10조원, 임기 내 50조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도시재생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동네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도시에 활력을 불어겠다는 목표로 추진된다. 정부는 도시재생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국토부 내 조직을 꾸리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범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도 꾸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5일 '행복주택본부'를 '도시재생본부'로 개편했다. 또 전국 11개 지역본부에 도시재생 관련 전담조직을 꾸리기로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역시 정비사업보증을 담당하는 영업점을 기존 1개소에서 2개소로 확대운영 한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 뉴딜 때문에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강구할 예정이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보고에서는 도시재생을 계획할 때 도시계획 특례 등으로 저소득층의 주거지와 영세상인의 상업공간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 간 상생협력이 이뤄지는 곳을 선정해 우선적으로 사업을 지원하는 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의 공적 임대주택 85만가구 공약 실현 방안도 업무보고에서 다뤄졌다. 문 대통령은 매년 17만가구, 특히 이 중 13만 가구는 공공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토부는 추후 공공임대 확보를 위한 택지 마련 등의 구체적 내용을 보고키로 했다.
한편 공약에 담긴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은 단계적 도입 검토에 대해 공약이행계획서를 통해 서면 보고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월세상한제는 임차료 인상률을 연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의 임대 계약기간이 끝난 뒤 세입자가 원할 경우 계약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방안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날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국토부에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자문위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은 26일 "국토부는 모든 정책과 사업의 가치 판단 기준이 일자리라는 점을 기억하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정책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