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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이란行 숙제…'박근혜 지우고 실속 찾기'

  • 2017.10.18(수) 16:24

사업 불확실성 해소 관건..'K타워' 잔불 정리도
우즈벡·터키서도 현지 당국에 사업지원 당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민관합동 '인프라 수주지원단'이 15∼20일 일정으로 이란, 터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이다. 김 장관 취임 후 첫 해외 지원을 위한 순방길이다. 김 장관에게는 첫 순방인 만큼 해외 현장을 둘러보며 공부하는 성격도 있다. 하지만 말랑말랑하게 돌아다니기에는 주어진 상황이 간단치 않다.

 

해외건설은 여전히 보릿고개다. 18일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22억달러로, 10년만에 가장 수주액이 적었던 작년(연간 282억달러)보다 별로 낫지 않다. 특히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 불인증 등 다시 제재 움직임을 보이며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나라다.

 

또 박근혜 정부 때 미르재단이 시도했던 'K타워' 프로젝트도 여전히 논란 불씨가 남은 상황이기도 해 관심을 끈다.

 

◇ '한-이란 인프라 공동위'로 협력 강화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석유 장관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 MNA)

 

18일 건설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란 도로도시개발부와 철도·항공 및 육로 운송 등 인프라 사업 추진 가속화를 공동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대림산업이 참여를 추진중인 53억달러 규모의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 등의 대표적이다. 테헤란 공항 개발이나 육송 인프라 등의 투자 및 건설 프로젝트가 내달 곧바로 첫 회의를 가질 공동위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방문에서 이란에 스마트시티 건설사업도 제안했다. 첨단지능형교통시스템(ITS), 고속철도 등 첨단 인프라와 관련해서도 양국이 신기술 연구개발, 기술교류 등을 강화하는 방안도 합의했다. 김 장관은 이란 석유 장관과 만나 한국가스공사의 이란 현지 석유개발 관련 사업 참여도 논의했다.

 

이번 수주지원단에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과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기업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등이 포함됐다. 금융조달·기술지원을 망라해 수주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기업이 이란서 수주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사우스파(33억달러)·이스파한(23억달러) 등 플랜트, 잔잔·네이자르·바프 발전소(총 14억달러) 등이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작년 5월 이란에 국빈 방문해 371억달러(약 42조원) 규모, 30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 가능성을 성과로 들고 왔다. 하지만 금융 및 국제정치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은 '뻥튀기 수주'라는 지적도 많았다. 지원단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합의 '불승인'으로 현지사업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지원단 일행은 진출 기업들의 불안감이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현지 당국에 한국기업 참여 사업에 대한 협조와 배려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원단 일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K타워' 사업과 관련한 자리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교원연기금 등 현지 참여 주체 등으로부터 경위를 파악하고 원만하게 정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전언이다. 이 프로젝트는 테헤란에 'K타워'를, 서울에는 'I타워'를 각각 세워 양국 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미르재단 참여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 2016년 5월 박근혜 대통령 이란 국빈 방문 후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수주외교 성과. (자료: 국토교통부)

 

◇ 터키-교통인프라, 우즈벡-플랜트 수주지원

 

수주지원단은 이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현재 터키를 방문중이다. 김 장관 일행은 터키에서는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짓는 차나칼레 대교와 유라시아 터널 현장 현황을 둘러본다.

 

또 철도차량 공급 등 한국과 터키간 협력 사업에 대한 후속 협의를 위한 '한-터키 비즈니스 네크워킹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터키 도로청장·철도청장 등과도 정부 간 인프라 투자개발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순방 마지막 일정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현지 건축건설 부총리(도로·공항 등), 에너지석유가스 부총리(플랜트·발전소), 대외경제 부총리(경제개발·금융) 등을 차례로 면담하면서 향후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즈벡에서는 양국 최대 경협 사업인 39억달러 규모의 수르길 가스화학시설이 작년 완공해 가동 중이다. 또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칸딤 가스처리시설(20억달러),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GTL, 17억달러) 등의 공사를 주도하고 있다. 수주단은 타슈켄트 국제공항 리모델링 사업, 메탄올 화학시설(45억달러), 지작(Jizzakh) 정유공장(22억달러) 등 굵직한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산업 패러다임이 양적 확대에서 질적 발전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 건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분야"라며 "전략 국가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M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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