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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맞는 주택시장…'양극화 더 심해진다'

  • 2017.12.29(금) 11:18

매매, 서울 강보합·지방 하락세 지속 전망
전세, 역전세 가능성 제기…강남 이주수요 변수

새해 주택시장의 키워드는 '양극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놓은 정부의 각종 규제가 현실화되는 만큼 주택시장 성장세는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매매시장의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강보합 수준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지방의 부진은 더 심화되며 역성장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전세시장은 급증하는 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 등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수급불균형이 나타나며 역전세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서울, 강보합 유지…지방 하락 국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역에 따라 엇갈릴 것이란 예상이다. 지방은 하락국면 전환이 본격화되는 반면 서울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8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0.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1.4%에 비해 1%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주산연은 올해 2.1% 오른 수도권 집값은 내년에는 0.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서울지역이 강보합 흐름을 보인 결과다. 지방은 올해 0.8%에서 내년 -0.5%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주택매매 거래는 전국적으로 올해(93만건 예상) 대비 8% 정도 감소한 85만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거래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위원은 "서울은 금리상승 압박, 준공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있어 강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재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와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 열기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입주물량들이 늘어나고 지역경제 침체 등 가격 하락요인이 작용하며 후퇴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산연 관계자는 "서울, 경기, 지방광역시, 기타지방으로 주택시장이 세분화되고 양극화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충청권과 경상권 중심의 지방시장 하방리스크 확대로 주택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국 매매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영향으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관망하고, 신규 매수자는 줄어들 것"이라며 "거래량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 안정화…역전세난 우려도

전세시장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입주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40만가구 안팎의 물량이 연이어 입주하는 만큼 올해보다 저렴한 보증금에 전세를 구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위원도 "내년 아파트 준공은 올해 대비 17% 증가한 44만3000가구로 예상된다"면서 "40만 가구를 상회한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전세시장 안정에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지방의 경우 전세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세종, 충청, 경상도는 '역전세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산연 관계자는 "재고주택 대비 준공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상도, 충청도 등의 지역은 여전히 가격 하방 리스크가 있을 뿐 아니라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허 연구위원은 "경북, 충남, 경남 등에서는 역전세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고, 거래량 감소,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 주요지역 2017·2018년 입주물량수(자료:부동산인포)


실제 내년에 1만가구 이상 입주를 앞두고 있는 지역은 화성, 용인, 김포, 세종, 청주 등 9곳에 달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시∙군∙구 가운데는 경기 화성시가 3만3609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 용인시가 1만5512가구로 뒤를 이었으며 서울에서는 1만548가구가 입주예정인 송파구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경기 화성, 김포, 시흥, 세종, 경남 창원 등은 올해에 이어 새해에도 1만가구 이상 입주가 몰리면서 전세시장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3만가구 이상 입주가 예정된 화성의 경우 최근 7주 사이 6주 전셋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일 팀장은 "선호지역이어도 특정 기간에 입주가 대거 이뤄지면 가격이 주춤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이들 물량의 소화기간, 이후 회복까지의 시간이 빠르냐, 느리냐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은 입주물량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상황이 다르다. 일부에서는 내년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국지적으로 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강동구 둔촌주공 1~4단지(5930가구) 이주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내년 개포주공 1단지(5040가구), 길동 신동아(1200가구),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2000가구),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2200가구) 등의 이주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7월부터 이주를 시작한 둔촌주공의 경우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둔촌 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경우 올해 초 5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6억원으로 1억원 올랐다. 강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가 나타날 경우 인근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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