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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강남집값]⑦과천‧성남, 풍선 터질까

  • 2018.02.01(목) 15:28

풍선효과 영향…과천‧성남 집값 상승
강남 관망세 시작…주변지역도 영향 전망

‘분당은 원래 매물이 적고 수요는 많아서 꾸준히 올라요. 그런데 요새는 강남 때문인지 더 오르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런데 분당은 약과다. 옆 동네 과천은 강남보다 더 하다.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수요자들이 강남 접근성이 좋은 인근 수도권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까닭이다.

서울 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강을 두고 강남과 마주보는 동네인 성동구와 광진구 등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불붙은 강남집값을 잡으려고 정부가 갖가지 정책을 내놓자 인근 지역으로 불길이 옮겨 붙은 셈이다.


◇ 두 달 만에 과천 5.8%‧성남 2.6% 급등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2개월(지난해 12월1일~올 1월26일 기준) 경기 과천시 집값 상승률은 5.83%, 성남시는 2.58%를 기록했다. 경기도 전역 상승률이 0.47%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지역만 유독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성남의 경우, 강남 접근성이 좋은 분당구가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우성아파트 전용 84㎡ 매매가는 현재 7억8000만~8억원 수준으로 2~3개월 전보다 5000만~6000만원 이상 올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자동 B공인 대표는 “얼마 전 이 단지 84㎡가 7억원 초반에 거래됐는데 금세 호가가 8억원 까지 오른 상태”라며 “분당은 실거주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 집값이나 전셋값 등이 꾸준히 오르는 곳이긴 하지만 최근의 상승폭은 이전과 비교해 꽤 큰 편이다. 강남이 오르면서 덩달아 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천은 재건축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강남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과천주공4단지는 전용면적 74㎡가 매매가격이 지난해 12월 6억8000만원 수준에서 올해는 7억5000만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서울에서는 강남과 유사한 입지적 특성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학원가가 밀집해 거주수요가 높은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는 지난해 12월 이후 집값이 4% 이상 올랐고,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마주한 성동구와 광진구도 각각 3.6%, 3.3%의 상승률을 보였다.


◇ 강남 후폭풍…언제까지 갈까

서울 성동구 및 광진구, 양천구와 경기도 성남 및 과천은 거주 수요가 많아 집값이 꾸준히 오르는 지역이다. 성동구와 광진구는 강남 지역과 마찬가지로 한강을 끼고 있고 개발이 계속되고 있으며, 양천구는 학군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성남과 과천은 강남 접근성이 좋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영향으로 강남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이 이들 지역의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기존의 거주 수요자들에 더해 매물이 사라진 강남 대신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주변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남을 누르자 강남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집값까지 불이 붙은 셈이다.

강남에서 옮겨간 불씨는 강남이 주춤하면서 잠시 사그라질 전망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과 정부의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 시사 등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강남 집값을 끌어올린 주 요인이다.

한국감정원 분석 결과, 1월 5주 강남구 집값 상승률은 0.43%로 전주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0.09%포인트, 0.11%포인트 하락한 0.69%, 0.54%를 기록했다. 재건축 규제 가능성 및 집값 급등 피로감으로 강남지역 상승폭이 축소됐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강남 시장은 관망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라 집값 상승폭도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또 설 명절을 앞두고 있어 강남 뿐 아니라 최근 급등했던 지역들도 상승폭이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등 새로 시행되는 규제안에 대해서도 수요자들이 직접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분간 시장 분위기는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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