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자재 업체는 흥이 난다. 공사에 대야할 자재가 많고 매출도 더 낼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나타난 주택경기 호조로 건축공사 현장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서도 국내 1위 건축 자재업체 KCC의 실적은 오히려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CC는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9165억원, 영업이익 556억원, 순이익 376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8.7% 줄었지만 영업익은 21.2% 감소했다. 직전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6%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2% 증가했다.
순이익은 작년 1분기 1347억원보다 179.3% 급증, 작년 4분기 1336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 했다. 이는 보유하고 있던 옛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지주) 지분(5.1%, 83만1000주)를 3월말 3540억원에 판 데서 나온 것이다. 매각 상대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다. 이를 제외하면 KCC 순이익은 212억원에 그친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6.1%로 전년동기 8.4% 대비 2.3%포인트 하락했지만, 직전 분기 5.3%보다는 0.8%포인트 상승했다. KCC 영업이익률은 재작년 4분기 이후 작년 3분기(10.9%)에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주택 호경기 속에 KCC도 매출은 늘리고 있지만 이익은 그만큼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도료와 건자재 등을 만들 때 들어가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뛴 것이 건자재 업체들이 뜻밖에 실적 부진을 겪는 배경으로 꼽고 있다. KCC 매출은 건축·산업·선박 등 다양한 용도 도료와 석고보드·판유리·바닥재 등 건자재가 각 40%, 실리콘 등 기타부문이 20% 가량으로 구성된다.
도료 사업부 경우 주 원재료인 BTX(벤젠·톨루엔·크실렌)가격이 뛰고, 건자재 사업부는 PVC(폴리염화비닐) 원가가 올랐지만 제품가격 인상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마진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KCC는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분기 현대로보틱스 보유지분을 매각한 것처럼 비수익자산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보유하고 있던 인천 영종도 카지노사업 추진업체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 주식 93만8578주(40.7%)를 939억원에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8일에는 올들어 현대건설기계 주식 총 23만6170주(2.07%)도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