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여름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서 한 달 살이를 마치고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 강남과 강북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한 '강북 우선투자'는 얼마나 성과를 거뒀을까.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약속했던 삼양동 37개, 강북구 30개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총 67개의 정책 중 현재 40% 이상이 완료됐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전체 사업 중 28개를 완료했고 12개는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현재 부지·건물 매입 후 설계 또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26개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마친다는 목표 아래 타당성 조사 단계에 있다. 다만 인수봉숲길마을 전선 지중화와 관련된 1건은 한국전력의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았다.
박 시장이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은 주로 빈집, 공터, 버려진 공간 등을 시가 사들여 필요 시설을 공급하거나 시 사업과 연계해 지역에 맞는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우선 정책 구상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마을 단위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을 골목 곳곳에 조성 중이다.
박 시장이 살았던 옥탑 주변에 방치됐던 빈집과 공터는 시와 강북구가 매입한 후 계단식 공원쉼터와 텃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양지마을의 '주민공동이용시설'은 확장하고 폐목욕탕은 '강북구 사회경제지원센터', 오현숲마을엔 '마을활력소' 건립을 앞두고 있다.
골목이 좁고 구릉지가 많은 강북 지역의 교통‧주차 문제 완화를 위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빈집 밀집지를 복합 개발해 지하에 11면 규모의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에는 어린이놀이터가 들어서는 소나무협동마을 공영주차장이 오는 10월 완성된다. 노후화된 4호선 미아역도 문화예술 테마역으로 바꾼다.
문화‧여가 인프라와 청년지원 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북한산과 주변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소나무협동마을에 '마실길 전망마루'를 오는 10월 착공하고, '강북문화예술회관'에는 내년 말 150~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신설된다. 지역 청년을 위한 청년활력공간 '무중력지대' 강북센터도 내년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이 밖에 개발제한구역과 국립공원 규제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우이령마을을 북한산 경관과 어울리도록 '우이령길 종합정비계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번동사거리와 북서울꿈의숲 후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그늘막과 주변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쿨링포그'를 설치해 폭염에도 대비했다.
박원순 시장은 "앞서 오랫동안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의 정책설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삼양동 한 달의 경험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강북 우선투자’라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부터는 경제‧복지‧교통‧문화 등 시정 전 분야에 이 원칙을 적용하며 서울의 지역 균형발전 구상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