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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선 두 건설사]날개 뗀 금호산업 '팍팍한 홀로서기'

  • 2020.01.23(목) 09:00

앓던 이 빼면서 실적·재무개선…공항 공사 등 성장 기대
사실상 그룹해체…20위 중견건설사 홀로서기 냉혹한 시험대

두 건설사가 있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한 곳은 아시아나항공이란 '날개'를 힘겹게 뗐고, 또 한 곳은 날개를 달았다. 공교롭게 매각하는 곳과 인수하는 곳 둘다 건설사라는 점에서 이 선택이 두 건설사의 앞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짚어본다.[편집자]

금호산업이 홀로서기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 품에 안기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남아 있는 주요 계열사로는 이제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뿐이다.

그동안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에 발목을 잡혀 왔다. 물론 그룹이 금호산업을 되찾아오는 과정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도 있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몇년간 재무구조 악화, 금융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고전하면서 그 여파가 금호산업에 미쳤다. 아시아나 실적이 금호산업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금호산업도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떼어 내면 금호산업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등 성장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직면한 과제도 만만찮다. 금호산업이 경쟁력을 가진 공항 공사는 여럿 남아있지만 이외에 주택을 포함한 건설경기는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대기업 계열 건설사가 아닌 시공능력평가 20위(2019년 기준)의 중견 건설사로서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한다.

◇ 아시아나 떼고 날개 달까

몇해 전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중추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지렛대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흩어졌던 주력 계열사(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를 다시 모으는 '그룹 재건의 꿈'을 꿨다.

하지만 박삼구 전 회장의 무리한 확장경영이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엔 '독'이 돼 돌아왔다. 부채가 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고 결국 적자경영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이 흔들리면서 이 회사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금호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본업인 건설사업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냈음에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4분기 291억원의 순손실을, 작년 1분기에도 285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고 이 회사를 지분법에서 제외한 작년 2분기부터는 금호산업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146억원과 당기순이익 176억원, 3분기에는 각각 167억원과 118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에 접어 들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계열사 지원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차입금이 감소해 자체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질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신사업 투자자금으로 활용하는 등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기대감도 크다. 금호산업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의 일부를 신사업에 쓰는 등 투자가 늘어나고 재무적으로도 부담이 덜어지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금호산업의 수주잔고가 넉넉하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 공항 공사의 발주도 늘어날 것이란 점은 기대요소로 꼽힌다. 금호산업의 작년 3분기말 기준 수주잔고는 6조2308억원으로 전년보다 6% 늘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누적 수주잔고가 증가해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이익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공항공사의 대형 발주가 예상돼 향후 차별적인 양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시평 20위 중견건설사로서 독자생존' 과제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뿌리다. 박삼구 전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가장 먼저 공을 들였던 것이 금호산업의 재인수였고, 여러 난관 끝에 다시 그룹 품에 돌아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인수 실패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면서 이제 그룹에 남은 주력 계열사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뿐이다. 그룹 해체와 다름없다.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부실 계열사 매각으로 몸집이 가벼워지면서 자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지만 동시에 그룹 품에서 벗어나 '독자 생존'이라는 큰 짐을 지게 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은 영업과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계열사로부터 받았던 지원없이 자체 경쟁력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금호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공항 공사 역시 그룹 내 아시아나항공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나올 공항 공사 수주에서 아시아나항공 없이 수주에 나서야 하는 환경이 예전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올해 주택사업도 전년 수준으로 하고, 공항 공사에도 강점이 있어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가벼운 몸집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지, 혹독한 경쟁환경에서 중견건설사로서 홀로서기에 실패해 도태될지 냉혹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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