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금호산업, 3천억에 아시아나 팔까

  • 2019.11.22(금) 17:14

'HDC-미래 컨소' 제시한 구주價 3080억 수용 가능성
구주 인상 한계 인지...연내 매각시 채권단 보상 고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미래 컨소)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진짜 주인이 되기까지 아직 본협상 등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내 완전 인수도 가능해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출범 이래 30여년 만에 '금호' 품을 떠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끝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M&A라는 게 최종 성사되기까지 변수도 많고 걸림돌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처럼 대주주 리스크나 유동성 문제가 남다른(?) 경우라면 돌발 변수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HDC-미래 컨소'가 본입찰에서 제시한 구주 가격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M&A 딜(Deal) 구조는 대략 이렇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가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모두 인수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구주 매입 대금은 구주주, 즉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산업 등이 가져가고, 신주 인수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미래 컨소'가 박 전 회장 등 구주주에게 들어가는 구주가격을 금호산업의 기대와 달리 아주 낮게 제시했습니다. 시장에 따르면 'HDC-미래 컨소'가 제시한 금액은 3080억원으로, 주당 4500원 수준입니다. 이는 당초 거론되던 금액 70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죠. 국적 항공사 대주주로서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오히려 구주 디스카운트를 받은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박 전 회장을 비롯한 금호산업 등 구주주는 그룹의 캐시카우였던 아시아나항공을 팔아 3080억원만 챙기게 되는 것이죠. 3080억원이면 금호그룹의 재건은 커녕, 2018년 말 기준 금호고속이 1년내 갚아야 할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 4823억원에도 부족한 수준입니다.

물론 금호산업 입장에선 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비록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의지하는 처지지만, 아직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엄연한 최대주주고 매각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낮은 구주 가격을 불만 삼아 판을 깨겠다면 얼마든지 깰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금호산업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판을 깰 움직임이 딱히 없어 보입니다. 업계 또한 금호산업이 큰 반박없이 'HDC-미래 컨소'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는 금호산업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릴 걸로 볼까요? 3080억원은 금호그룹의 재무지표 개선에 그다지 도움되는 수준도 아닌데 말이죠. 두 가지 개연성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인수전이 큰 흥행을 일으키지 못한 만큼 장기전으로 가봐야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입니다. 어려운 항공업황, 낮은 수익성, 빈약한 유동성, 여기에 기내식 관련 소송 비용 등 잠재적 채무까지 고려할 때 아시아나항공을 더 가지고 가면 자칫 3080억원도 못 건질 거라는 우려감이 금호 안에 존재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둘째 금호고속 등 남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으로도 해석됩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매각을 못 박아둔 상태죠. 금호산업 입장에선 구주 가격을 두고 'HDC-미래 컨소'와 티격태격하기보다 오히려 연내 매각이라는 채권단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800%에 달하는 매물의 구주 가격을 올리는 건 금호로서도 한계가 있다고 인지한 것이죠. 대신 채권단과의 약속을 지킨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산은 등에 요구하는 게 더 낫다고 봤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금호고속의 차입금 만기 연장 같은 사안 말이죠.

아시아나항공 M&A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HDC-미래 컨소'가 새 후보로 유력한 것 외에는 정해진 게 없죠. 그나마 거래가 완료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건 금호산업이 'HDC-미래 컨소'의 제안에 크게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입니다.

채권단이 정한 매각 시한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과연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3080억원에 파는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