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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리그테이블]'주택' 부진에 멀어지는 '1조 클럽'

  • 2020.02.06(목) 09:43

<2019년 영업이익 편>
삼성물산 GS건설 주택사업 부진 '직격', 대우는 해외 또 '발목'
올 주택 공급물량 전년대비 70% 확대 '반전' 기대감도

건설업계에 웃음기가 쫙 빠졌다.

2018년만 해도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두며 '(영업이익) 1조 클럽'의 팡파르를 울렸지만 1년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동안 건설사들의 배를 불려오던 주택 사업이 부진해진 영향이 컸다.

주택건축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떨어지고 해외 현장에서 일회성 비용까지 있었던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42%나 주저 앉았다. 주택 브랜드 '래미안'과 '자이'를 기반으로 한 때 1조 클럽에 가입했던 삼성물산과 GS건설도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뒷걸음질 쳤다.

반면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해 온 대림산업은 사상 처음으로 연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주택 사업을 하지 않는 삼성엔지니어링도 영업이익이 90%가량 성장해 눈에 띄는 실적을 내놨다.

◇ 대우‧삼성 30~40% 급감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시공능력평가액 순) 등 7개 대형 건설사의 2019년 잠정 영업이익 총액은 4조4546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716억원)보다 약 2%(830억원) 줄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대림산업은 건설계열만 떼어낸 실적이고 HDC현대산업개발의 2018년 영업이익은 기업 분할 후 5~12월까지의 합산액이다.

감소세가 두드러지진 않지만 건설사별로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특히 낙폭이 큰 곳은 대우건설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641억원으로 전년(6287억원) 대비 42.1% 감소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데다 해외 사업장에서 일회성 요인이 발생한 영향이 크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만570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규제 등으로 분양이 지연되면서 실제로는 2만655가구(80%)밖에 분양하지 못했다. 게다가 같은 해 4분기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에 쿠웨이트 플랜트 2개 현장의 공기 지연에 따른 직간접비 600억원, 카타르 및 에디오피아 프로젝트 발주처 지연 사유에 따른 700억 등 13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영업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진 곳이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작년 영업이익은 5400억원으로 전년(7730억원) 대비 30.1% 줄었다. 이 회사는 2018년만 해도 서초사옥 매각 이익,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관련 처분이익, 한화종합화학 주식 평가이익 등 일회성이익에 힘입어 전사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일회성이익에 따른 기저 효과를 감안하다고 해도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가파르다. 건설 부문에 반영된 일회성 요인은 지난해 1분기 로이힐 프로젝트 중재결과에 따른 700억원인데, 이를 빼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았던 게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 '래미안 어반파크', '래미안 라클래시' 등 3개 단지 3895가구 공급에 그쳐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6개 건설사 중 가장 적게 분양했다.

◇ 1조 클럽 기세 꺾인 'GS‧현대'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뛰면서 1조 클럽에 가입했던 GS건설도 고개를 숙였다. 1년 만에 영업이익이 28% 감소했다. 2018년 해외 프로젝트 일회성 환입금(1200억원)을 고려해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주요 해외 플랜트 현장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매출액이 20% 넘게 감소한 영향이다. GS건설의 실적을 견인했던 주택사업도 부진했다. GS건설은 지난해 2만883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분양가 규제 등으로 인해 시점을 미루면서 실제 분양은 1만6616가구(57.6%)에 그쳤다.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먼저(2016년) 1조 클럽에 입성했던 현대건설도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21억원으로 전년(8400억원)보다 5% 증가했다. 전년보다는 소폭 증가한 수준이지만 2019년 초 '건설명가 도약' 의지를 밝히면서 목표했던 1조원과는 1000억원 넘게 차이가 벌어졌다.

여기에 종속연결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을 빼면 기세는 더 꺾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2815억원으로 같은 기간 현대건설 연결 영업이익 6895억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중을 감안하면 현대건설 본체만 따진 영업이익은 이보다 훨씬 못할 것으로 보인다.

◇ 대림산업 이익 성장세…외형성장엔 한계

대림산업 건설계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659억원으로 전년(5408억원)보다 78.6% 증가했다. 수익성 위주로 수주하고 원가를 개선한 영향이다. 원가율은 2018년 88.5%에서 2019년 83.0%로 개선됐다. 이 회사는 2018년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계열 외 부문까지 모두 합치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1094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건설 계열의 비중이 전체의 87%를 차지, 사실상 건설 부문이 실적을 이끈 셈이다. 다만 매출과 신규수주가 부진하면서 이같은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만만치 않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855억원으로 전년(2061억원) 대비 87% 증가했다. 특히 화공 부문에서 매출이 33%, 매출이익은 95.5%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견조한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기업 분할로 인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별도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영업이익은 5480억원으로 전년(4980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주택사업에서 이익률이 상승하고 외주현장의 원가율이 개선된 영향이다.

한편 건설사들은 지난해 아파트 분양이 대거 미뤄졌던 만큼 올해 좀더 공격적인 공급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등 6개사는 전년(7만735가구) 대비 70% 증가한 13만1112가구를 올해 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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