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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년 남은 삼성·현대·대우건설 CEO의 '외줄타기'

  • 2020.02.12(수) 10:29

현대 박동욱 사장, 올해 '영업이익 1조' 재진입 성공할까
삼성 이영호 사장, 수주 부진에 외형축소·영업이익 감소 고전
대우 김형 사장, 툭하면 해외사업 발목…'기업가치' 제고 난제

"2020년은 새로운 10년의 성장을 약속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작년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여러 시도를 실현하는 노력의 과정이었고 올해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신년사 없었던 현대건설(박동욱 사장)

올해를 대하는 이들 CEO의 마음가짐이 예년같지는 않을 듯 하다. 내년 3월 또는 6월에 임기가 끝나면서 사실상 올해 임기 마지막해를 보내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이들 CEO가 올초 신년사에서도 언급했듯 올해는 성장 혹은 미래 먹거리 확보의 중요한 시기이지만 국내 건설경기가 녹록지 않은 만큼 긴장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동욱 사장, 지난해 가슴앓이…올해 1조 목표 달성할까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돌아온다. 2018년 1월5일 임명, 그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 4월부터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줄곧 내부살림을 챙겨왔다.

하지만 CEO에 선임된 이후 실적 운(?)은 좋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처음으로 2016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었지만 이후 현재까지 1조 클럽 문턱에서 좌절하길 반복하고 있다. 2018년엔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8200억원대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9000억원대에 머물며 CEO 자리에 오른 후 2년 연속 좌절됐다.

지난해 현대차에서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정진행 부회장의 등장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지난해 신년사에서 "과거 명성과 시장 1위를 되찾자"면서 '명가재건'을 앞세웠다. 이 신년사로 조직의 사기를 북돋는 동시에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정 부회장은 해외쪽에, 박 사장은 국내와 내실을 챙기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미묘만 긴장감도 흐르고 있다. 게다가 박동욱 사장은 지난해 인명사고로 이어진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까지 더해지며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해외수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성과를 낸 외형성장이 올해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영호 사장, '클린 수주'와 실적 엇박자 고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임기 첫해인 2018년엔 건설부문의 이익이 늘어나면서 전사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지만 이 역시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주택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줄었고 매출과 신규수주 등 외형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과 신규수주는 각각 목표액 대비 2.3%, 8.6% 미달했다.

이는 해외수주 부진과 함께 최근 몇년간 강조해온 '클린수주'로 인해 정비사업 등 국내 주택사업에 소극적인 영향이 컸다. 이는 '래미안'이라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난해 국내 정비사업 수주 '제로'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매출과 신규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목표수준보다 더 낮췄다. 이영호 사장이 신년사에서도 언급했듯 올해를 향후 10년의 중요한 시작점으로 인지하고 있는 만큼 '성장'과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김형 사장, 해외사업 발목…힘겨운 '기업가치' 올리기

앞서 두 CEO가 재무 혹은 기획통에 가깝다면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현대건설·삼성물산·포스코건설 등 국내 굴지 건설사를 거치며 토목 현장을 누빈 토목 전문가라는 점에서 취임 당시(2018년 6월)부터 기대를 모았다.

특히 그해 초 해외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2017년 4분기 인식)했고 이에 따라 호반이 대우건설 인수에서 손을 떼는 등 대우건설은 그해 상반기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이후 지난해까지 실적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국내 주택 수주에서 성과를 내면서 외형성장을 이루고 목표달성엔 성공했지만 해외사업장에서 이익을 까먹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영업이익과 기업가치에 발목을 잡고 있다.

김 사장은 내년 6월로 임기는 1년 넘게 남았지만 사실상 올해 안에 성과를 보여야 한다. 애초 대우건설 매각이라는 중대한 숙제를 안고 출발한 만큼 올해 김형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2022년까지 3개년 수주 및 매출 목표를 발표한 점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계획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기업가치를 올려 시장에서 탐내는 회사로 만드는게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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