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을 압도하며 호황기를 제대로 누렸던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택 사업이 위축되자 전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포스코건설과 SK건설은 외형 성장을 이루며 양호한 성적표를 냈다.
◇ 롯데‧한화건설, 너무 잘 나갔나?
비상장 대형건설사(SK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한화건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은 외형 축소와 함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절반 이상 급감했다.
롯데건설 3분기 매출액은 10.3%(이하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1조2763억원, 한화건설은 3.1% 줄어든 90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롯데건설이 51.2% 급감한 538억원, 한화건설은 50.4% 줄어든 383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롯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주택 브랜드 '롯데캐슬'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주택 사업을 펼쳐 왔다. 분양 시장 호황기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양가 규제를 비롯한 정부 정책 영향으로 신규 주택 공급이 위축됐고, 대형 사업장도 준공을 마치면서 돈 벌 곳이 크게 줄었다.
한화건설도 다르지 않다. 작년만 해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줄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3분기에는 신규 주택 브랜드 '포레나(FORENA)' 출시로 판관비가 늘면서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한화건설 3분기 판관비는 541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28.2% 늘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대형 사업장의 준공으로 국내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고, 영업이익은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TV광고 등 비용이 늘어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 SK‧포스코건설. 해외 사업이 '버팀목'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SK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견실한 모습을 보였다.
SK건설 매출액은 33.2% 성장한 1조9335억원, 영업이익은 20배 가량 증가한 40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에는 아산 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 대손상각비(402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26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무엇보다 외형 성장을 이루며 경쟁사 가운데 가장 큰 몸집을 자랑했는데, 국내 주택사업보다 해외 인프라‧플랜트 등 사업 비중이 높아 버팀목 역할을 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주택사업 의존도가 낮아 분양 정책 영향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매출액은 2.4% 증가한 1조8589억원으로 SK건설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인 889억원을 유지했다. 2분기만 해도 해외 사업장에서 추가 원가가 발생하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지만, 3분기에는 실적 부진을 최소화하면서 버티기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8%, 18.6% 감소한 1조6162억원, 1139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