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분간은 급매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등 매매거래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2월 서울의 전월세 거래는 1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2011년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이후 최저수준이다. 집을 보러가는 것도 이사하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엔 오히려 집값이 반등하는 등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 당분간은 거래 위축 심화
부동산시장은 12·16대책에 이어 최근 2·20대책까지 규제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1월 이후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매매거래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 한시 면제(10년 보유)를 해주고 있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거래 증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12월 9588건에서 1월 5807건, 2월엔 3237건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 위축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2월 서울 전월세 거래는 8287건으로 부동산정보광장에서 집계를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만건 이하로 떨어진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 2월은 3월초 개학이나 봄 결혼시즌을 앞두고 전월세 거래가 많은 시기인데 코로나로 인해 이사를 미루거나 아예 안하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 하반기 갈수록 집값 상승세 커질 수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래 위축이 일시적,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부양책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상승세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주택분양과 공사 지연 등 산업 전체적으로 차질이 생기지만 그 이후엔 경제활동이 다시 폭발하게 되는데 4, 5월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모멘텀이 강해질 수 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 부동산 시장 자체를 움직이는 힘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여름 이사철인 7월 이후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도 "부동산 투자심리가 꺾일만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금리가 더 내려가고 부동산 이외 기타 산업과 시장이 더 안좋아진다고 하면 대안투자처로 부동산에 돈이 더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대출규제로 인해 금리인하가 집값에 호재는 아니다"면서도 "내일(3일) 과천제이드자이 1순위 청약경쟁률이 나오면 알겠지만 내집마련에 대한 수요가 꺾일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휘청이면서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대기수요가 튼튼한 시장이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 사태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 실물경기 충격은 물론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고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쇼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면서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