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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스토리]'착한 리츠 나쁜 리츠 따로 있나~'

  • 2020.05.27(수) 10:13

국토부·서울시·SH공사 등 '정비사업 리츠 활성화' 나서
민간 건설사 시도는 '불허'…왜?

'리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들리는 단어입니다.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 중 하나로 리츠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고 최근 정비업계에서 '핫'한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의 입찰 제안에도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언뜻 보기엔 정책과 민간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온도 차가 큽니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밀고 있으면서도 민간에서 나온 리츠 분양 방식은 손사레를 치고 있거든요. 착한 리츠와 나쁜 리츠가 따로 있기라도 한걸까요?

반포3주구 조합이 이달 9일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시공사 홍보설명회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이날 대우건설의 설명 자료 중 리츠 방식 소개 부분./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 유튜브 생중계 캡처

◇ '부동산 투기 대신 리츠!'

리츠는 주식회사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부동산간접투자기구를 말합니다.

주식처럼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수익도 부동산의 임대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예금이나 채권보다는 높다는 게 장점입니다.

박근혜 정부 땐 미분양 해소, 임대주택 투자 확대, 건설경기 부양 등을 위해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를 유도했고요. 현 정부 들어서는 부동산 투기가 집값 과열의 시발점이 되자 그 수요를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으로 리츠를 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투자처와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도 고려됐습니다.

수십번에 달하는 크고 작은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동안 리츠 관련 정책도 꾸준히 포함했는데요.

주로 규제 환경을 개선하고 투자 유인을 확대하는데 방점을 맞춰왔습니다. 그러다 이달 초에는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할때 리츠를 활용토록 했습니다.

공간지원리츠를 통해 비주거시설을 매입해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고요. 또 공공재개발 공적임대 일부는 임대리츠를 활용한 '수익공유형 전세'로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임차인은 시세 80% 수준의 전세금만 임대리츠에 지불하면 리츠의 주식을 배당받게 되고 8년간 거주 후 전세금과 더불어 주식 배당금까지 받을 수 있는 방식이죠.

공간지원리츠란 도시재생지역에서 민간사업자가 건설‧개량한 시설을 선매입해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리츠다. 매입한 시설은 사회적 기업, 임차상인 등에게 다시 저렴하게 공급돼 둥지내몰림 현상 감소, 쇠퇴상권 활성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국토부는 리츠 관련 신고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리츠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습니다. 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에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가 최근 '서울 도시재생 공간지원리츠' 출범에 참여하는 등 정책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 민간은 왜 안돼?

정부가 계속해서 리츠를 강조하자 민간 시장에서도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이 제시한 '리츠 분양'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그동안 양분돼 온 선분양이나 후분양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 방식인데요.

반포3주구 조합이 일반분양분 600가구(추산)를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현물 출자해서 리츠에 제공하면 주식으로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일반분양분은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의무 운영기간(4~8년)이 종료하면 일반에 매각할 수 있고요. 운용 수익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우건설 측은 조합원이 아닌 일반 투자자들도 강남 아파트에 투자할 수 있고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과 방향을 같이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서울시는 '불허' 입장을 밝혔습니다.

리츠 분양 방식은 현물출자 방식이라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당장은 임대로 운영하다가 종료 시점에 분양가를 올려 매각할 수도 있거든요. 결국 서울시는 이같은 제안을 '청약질서 문란'으로 보고 리츠 임대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정비계획 변경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설명자료까지 냈습니다.

이 때문에 정비업계에서 처음으로 제시됐던 리츠 분양은 그렇게 안갯속으로 사라지나 싶었는데요.

엉뚱한 곳에서 다시 얘기가 나왔습니다. 최근 SH공사가 시행을 맡고 있는 동대문구 답십리17구역 재개발에서도 일반분양분에 대한 리츠 매각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진건데요. 그러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냐'며 형평성 논란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답십리17구역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거라 사업성을 검토하면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나왔던 것 뿐"이라며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고 서울시와 협의하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우건설도 SH공사도 당분간 리츠 분양을 추진하긴 어려울듯한 분위기인데요.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가 활성화하려는 리츠 사업과 민간에서 나온 리츠 분양은 공공성 측면에서 다르다"며 "정책 취지는 리츠를 통해 소규모 자본을 모아 부동산 개발 또는 부동산 개발금융을 활성화하고 소비자들이 수익일 얻고 임대주택을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민간 정비사업에서 나온 리츠 분양 방식은 조합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편법으로 피해나가려는 사업 방식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정부가 재건축·재개발을 투기의 온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상한제 회피 수단은 계속해서 규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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