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는 조용했던 경기 김포와 파주시가 '풍선효과'로 몸살을 앓고 있다. 6.17 대책 발표 후 몇 남지 않않은 '수도권 비(非)규제지역'인 것이 시장에 회자되면서 집값이 이상 급등하고 있어서다.
그러자 정부는 이들 지역을 이르면 7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비규제지역으로 향하는 유동성을 막을 근본적인 방안이 되지 않아 반복되는 풍선효과를 없애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 또, 또, 풍선효과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대한 유동성 쏠림현상은 6.17 대책 발표 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부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자 소수의 비규제지역으로 유동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김포시와 파주시 등이 규제지역에서 제외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1순위 지역으로 꼽혔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 개선을 위한 교통망 구축 기대감이 있고 새 아파트 공급도 많기 때문이다. 김포는 김포도시철도를 비롯해 수도권 서북부 교통망 구축 계획이, 파주는 운정신도시까지 이어지는 GTX-A 노선 계획이 있다.
하지만 아직 규제지역 대상은 아니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김포의 경우 6.17 대책 발표 전 집값이 마이너스와 보합권을 유지해 수도권 평균 집값 상승률을 밑돌았다. 파주 역시 4월 첫 주 이후 10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집값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6.17 대책이 도화선이 됐다. 6월 넷째 주 김포 집값은 1.88% 급등하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주대비 1.86%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상 급등 수준이다. 감정원은 "김포 내 새 아파트 공급이 많은 한강신도시 위주로 매수문의가 크게 늘어난 반면 매물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집값도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인 0.27%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또 다시 시장에 규제지역 추가 신호를 던졌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지난 28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6.17 대책을 준비할 때는 김포와 파주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주택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며 "현재는 김포와 파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시장 분위기를 탐문하고 있으며 이후 시장 상황이 부합하면 즉각 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집값 안정 '산 넘어 산'
박 차관은 "이들 지역 시장 상황에 따라 7월에도 지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가 김포와 파주를 직접 언급하며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들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건은 규제지역 지정 후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느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두 지역 모두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최근 유입됐던 투기수요는 사라질 것"이라며 "파주는 시장이 금방 안정될 수 있지만 김포는 규제지역 지정 이후에도 강보합권을 유지하며 온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는 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가 많고 교통망도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집값 수준이 아직은 실수요자가 진입하기 용이한 5억~6억원 대라 규제 이후에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선효과가 발생한 곳의 규제지역 추가가 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해당 지역 집값 과열은 안정되겠지만 여전히 금리가 낮고 쓸 수 있는 돈이 많아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막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특정 지역만 규제하는 '핀셋 대책'이라고 하지만, 발표 뒤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규제지역 추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단순히 김포와 파주를 규제지역으로 추가하는 것 외에 6.17 대책을 보완하는 내용의 조치가 있어야 안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