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권인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의 집값이 예사롭지 않다. 대부분 비규제지역이고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호재까지 겹치며 집값이 급등했다. 수원 일부 단지의 경우 한달새 1억~2억씩 올랐다.
정부도 이들 지역이 풍선효과가 심각하다고 판단,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4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에 따르면 2월 둘째주(10일 기준) 수원 권선구는 지난주보다 아파트값이 2.54% 올랐다. 영통구도 2.24% 상승했고, 팔달구도 2.15%나 올랐다.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각각 1.05%, 0.68% 상승했다.
이들 지역을 포함한 경기권은 지난주 0.22% 상승한데 이어 이번주에도 0.39%로 상승폭을 더 키웠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이 0.01% 상승에 그치고 강남4구는 지난주 0.04% 하락한데 이어 이번주에도 0.05% 떨어지면서 하락폭을 더욱 키우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된다.
수원 권선구 영통구는 비규제지역이고, 9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교통호재까지 겹치며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수원은 올해초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갭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다. 수원 권선구 금곡·호매실동 위주로 상승했다. 영통구도 광교중앙·망포역 역세권 중심으로 상승했고 팔달구는 매교역(팔달8구역) 및 화서역 인근 단지 중심으로 올랐다.
수원 권선구 금곡에 위치한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2017년 6월 준공)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4억7000만원~5억원 초반대에 실거래됐다. ▲12월 5억500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1월엔 6억1000만원 ▲2월 들어선 6억7700만원(2월3일)에 실거래됐다.
같은 평형 전세값이 3억원 후반대에서 4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12월~올해 1월에만 해도 1억5000만~2억1000만원 수준에서 갭투자가 가능했다.
최근들어선 7억5000만원에서 8억3000만원까지 호가되고 있다. 한달사이 무려 1억~2억원이 훌쩍 뛰면서 갭투자 금액도 3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 중에선 호반베르디움이 신분당선 역에서 가장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면서 "갭투자를 하려고 해도 3억원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거주가 아니면 지금 시점에선 (투자에)조심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당장 다음주에라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인 역시 성복역 인근 단지와 풍덕천동 아파트 값이 큰폭으로 올랐고 기흥구 광교지구 인근 영덕동과 인덕원선 교통호재가 있는 서천동 위주로 상승했다.
성남 역시 수정구와 중원구 등 규제지역에서 벗어나 있고 낙후돼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등의 개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이들 지역의 과열이 심해지자 정부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어제(13일)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해 '녹실회의'를 열고 일부 지역의 주택시장동향을 점검했다.
국토부도 이날 자료를 내고 "최근 수도권 국지적 상승 지역을 엄중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시장불안이 심화·확산될 우려가 있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 등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용성 지역 가운데 수원 팔달, 용인 수지·기흥, 성남 분당은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외에 수원 권선·영통, 성남 수정구 등이 추가로 규제지역으로 묶일 것으로 보인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총부채상환비율(DTI) 50%의 규제를 받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규제를 받는다.